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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묵인ㆍ방조 소문까지... 살얼음판 북중관계 파국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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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묵인ㆍ방조 소문까지... 살얼음판 북중관계 파국 치닫나

입력
2016.04.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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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식당들 바짝 긴장

중국 내 식당엔 손님 거의 없어

탈북자들 일한 저장성 류경식당

예약 묻자 “내부사정 영업 중단”

입장 난처한 中 정부

이례적 대규모 탈북에 난감

한국정부 신속 공개로 당혹도

6자 복귀 돌발변수에 고민 커져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탈출한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있는 류경식당. 연합뉴스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탈출한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있는 류경식당. 연합뉴스

중국에서 근무하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한국으로 집단 탈출하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렇잖아도 살엄음 같은 북중관계가 경우에 따라선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북한이 해외에서 운영중인 식당을 탈출해 최근 귀순한 탈북자들은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의 류경식당 종업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10일 류경식당 주변 상황과 관련, “길건너편 카페거리는 북적거리는데 이 곳은 문을 꼭꼭 걸어잠궜다”는 글이 올라왔다. 여기엔 “조선(북한) 종업원들이 도망갔다더라”, “맛있는 집이 문을 닫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류경식당 관계자와 예약번호로 통화가 된 뒤 예약 가능 여부를 묻자 “며칠 전부터 내부 사정으로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종업원들의 집단 탈출과 관련한 얘기를 꺼내자 “잘 모르는 일이다”며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었다. 이후엔 통화가 되지 않았다.

중국 내 주요 도시에서 120여 곳이 운영되고 있는 북한 식당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베이징 시내에 있는 한 북한식당은 이날 점심시간 내내 손님이 거의 없었다. 공연무대는 치워져 있었고 종업원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한 종업원에게 “요즘 손님이 적은 편이냐”고 물었지만, 멋쩍게 웃기만 할 뿐 대꾸하지 않았다. 집단 탈출 얘기를 꺼냈더니 “조국을 배반한 사람들 얘기는 뭐 하러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식당에 1시간 정도 머무는 동안 중국인 손님들만 2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베이징의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출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입장이 난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처럼 13명이 대규모로 탈출한 전례가 없는데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묵인 내지 방조했을 거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 소식통은 “북한 식당 종업원의 경우 해외여행도 가능한 합법적인 여권 소지자여서 중국 정부가 실제로 사전에 몰랐을 수 있다”면서 “설령 알았더라도 한국 정부가 이처럼 신속하게 사실을 공개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소식통도 “중국 입장에선 미국을 설득하고 북한을 달래서 대화 테이블에 앉게 해야 하는데 자꾸 돌발변수가 발생하는 셈이니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이번 탈출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의심하고 나설 경우 북중관계는 순식간에 얼어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소식통은 우리 정부의 즉각적인 상황 공개가 꽤나 곤혹스러운 듯했다. 그는 “일부 언론이 중국 정부가 집단 탈출을 알고서도 뒷짐을 졌다는 식으로 보도한 데 대해 심각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을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여기는 만큼 우리 정부가 집단 탈출 사실을 곧바로 공개한 것에 대해 문제를 삼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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