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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정시 축소에 외고 인기 반토막… 자사고 지원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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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정시 축소에 외고 인기 반토막… 자사고 지원 두 배

입력
2016.04.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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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취업난에 이과 선호 불구

설립 취지 탓 이과반 운영 어려워

영어절대평가 도입에 약세 가속화

상위권, 자사고ㆍ과학고 쏠림 커져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외국어고에 대한 선호도가 추락하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인기는 급등했다. 대입 정시 비중 축소, 이과 선호 현상, 영어절대평가제 도입 등으로 입시에서 외고가 불리해지고 자사고가 좋은 진학 실적을 보이고 있는 최근 경향이 반영된 것이다.

1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상반기 고교진학설명회 예약자를 대상으로 어떤 유형의 고교에 진학하고 싶은지를 온라인 조사한 결과, 올해 조사 대상 3,210명 중 외고 선호도는 19.1%로 처음 조사를 한 2006년(4,622명 중 40.3%)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2006년 24.8%였던 자사고 선호도는 올해 50.2%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손지선 을지중 영어교사는 “상위권이면 모두 외고를 지망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영어 내신 성적에 특히 자신감을 보이는 일부 아이들을 제외하고 대다수 상위권 학생들이 자사고나 과학고 진학을 희망한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러한 선호도 변화는 실제 대입 진학 실적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 합격생 가운데 자사고 출신 합격자 수는 2014년 566명(전체 합격생의 16.9%)에서 2015년 577명(17.1%), 2016년 628명(18.8%)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외고의 서울대 합격생 수는 368명(10.9%)에서 324명(9.7%)으로 감소했다.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자사고인 외대부고는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생 77명을 배출하면서 서울대 진학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외고 약세, 자사고 강세의 원인으로는 우선 대입에서 정시 비중이 30%대로 축소되면서 외고생들의 기회가 줄어든 점을 꼽을 수 있다. 과거 최상위권 학생들이 내신의 불리함을 감수하고도 외고에 진학한 이유는 우수한 학생들끼리 경쟁하면서 수능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시 비중이 줄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크게 늘면서 외고 학생들의 수능 강점이 발현되기 어려워졌다. 외고생들의 학생부 기록은 어문계열에 진학할 때만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문ㆍ이과를 막론하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자사고가 입시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의 문과 취업난으로 이과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외고는 설립 목적에 따라 이과 수업을 편성하지 못하도록 돼 있어 기본적으로 문과 우수생만 지원이 가능하다. 외고가 이과 수업을 편성할 경우 서울시교육청이 재지정 평가를 거쳐 지정 취소할 수 있어 관내 6개 외고 모두 이과 과정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사고는 자유롭게 이과 수업을 편성할 수 있어, 학생 중 이과 비율이 70%에 육박한다”며 “과학고에 못 간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자사고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18학년도에 영어절대평가제도가 도입되면 영어에 대한 외고, 국제고 학생들의 경쟁력마저 사라져 외고 약세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2010년 외고 별 자체 선발 고사를 폐지하고 중학교 영어 내신 성적과 자기소개서, 면접만 반영하도록 해 중학교 영어 내신이 1등급인 학생들이 외고로 몰렸다. 애초에 영어에 강한 학생들이 외고에 모여 수능 영어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하지만 2018학년도부터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을 받도록 한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이 같은 강점이 상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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