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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아베 용인술의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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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아베 용인술의 키워드는?

입력
2016.04.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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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의 핵심축/2016-04-10(한국일보)
아베 정권의 핵심축/2016-04-10(한국일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인적 구성을 들여다보면 ‘아베 용인술’의 키워드를 파악할 수 있다. 핵심포스트를 개인적 인연이 탄탄한 인물로 채우는 한편 라이벌 그룹까지 내각에 포용해 정권의 기반을 넓게 다지는 전략적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아베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눈빛만 봐도 의중을 알아차리는 ‘동지’, 극우보수진영을 아우르는 ‘사상적 연대’, 그리고 비판을 받아온 ‘친구내각’이다.

동지적 결합은 정권을 만든 주역들을 말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아소 다로(麻生太?) 부총리 겸 재무장관,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경제재생장관이다. 이 중 아마리는 올 1월 불법정치자금 수수의혹이 터지자 발 빠르게 사임해 파장을 최소화했다. 아소 부총리는 2008년 총리직에 오른 정치선배다. 초기엔 아베 총리에게 이름만 부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한다.

아베 정권의 당정에는 극우보수파 인사들이 포진해있다.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모태가 된다.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전 총무장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정조회장 등이 대표적이며, 2007년 총리직 퇴진 이후에도 의리를 지킨 그룹이다.

특히 아베 정권이 ‘친구내각’으로 불리는 이유는 소장파 의원시절부터 정책모임을 함께 해온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후생장관 같은 인물들 때문이다. 정권의 ‘문고리 권력’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副)장관도 비슷한 케이스로 분류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장관은 1993년 첫 국회입성 동기로 둘간의 추억이 많다. 자민당 청년국시절 대만을 함께 방문했을 땐 기시다가 술이 약한 아베 의원의 술을 대신 마셔줘 곯아떨어졌다는 일화도 있다.

아베 총리가 우파적 정체성이 같다는 개인적 인연만으로 권력을 운용하진 않는다. 자민당 내 비둘기파이자 노련한 정객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총무회장을 통해 정권의 강성 이미지를 가리는가하면,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간사장을 통해 온건파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다.

반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장관를 내각 안에 묶어두며 전략적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2년 9월 총재선거 1차투표에서 아베를 눌렀던 라이벌이다. 아베는 그가 간사장이 돼 당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했다. 대신 경험많은 시니어그룹과 초재선 응원부대로 둘러싸 ‘포스트 아베’의 길목을 봉쇄하고 있다. 아베의 노련한 통치술만 본다면 현재로서 그의 최대 위협요소는 과도한 자기과신뿐인 것으로 여겨진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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