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구장. /사진=이호형 기자 <p style="margin-left: 10pt;">10일 두산-넥센전이 열린 잠실구장.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2시였지만 정오까지 그라운드는 텅 비어있었다. 보통 선수들의 훈련은 홈 팀이 경기 시작 3시간 30분 전부터 시작하지만 전날 야간 경기로 4시간43분간 펼쳐진 연장 12회 혈투 탓에 양팀 모두 훈련보다 휴식이 필요했다. 또 이날 경기가 낮에 진행되는 점도 감안했다.
홈팀 두산은 아예 훈련을 없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전 11시30분께 더그아웃으로 나와 "아, 피곤하다"며 "담이 올라올 뻔했다"고 말했다. 두산은 전날 0-7까지 끌려가던 경기를 다 따라붙어 9-9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투수를 7명이나 쏟아 붓는 총력전을 펼친 결과였다. 김 감독은 "늦게까지 연장전을 하거나 피로도 높은 경기를 할 때 그리고 지방 원정을 갔다가 늦게 올라올 때 한 번씩 훈련을 뺐다"면서 "저 쪽(넥센)도 늦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원정팀 넥센은 정오가 넘은 시간에 잠실구장에 도착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오전 10시30분쯤 상암동 숙소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11시20분에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넥센은 평소에도 선수들의 피로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홈에서 열리는 낮 경기 시 선수단에 자율 훈련을 지시한다. 쉬고 싶은 선수는 집에서 푹 쉬다가 늦게 출근해도 되고, 훈련을 하고 싶은 선수는 마음껏 하도록 한다. 원정 경기 때는 숙소에서 출발 시간을 늦추고 경기장에서는 가볍게만 훈련을 한다.
염 감독은 "막내(9일 선발투수 박주현)의 첫 승을 위해 야수들이 최선을 다했는데 아쉽게 됐다. 이런 경기를 줄여야 팀이 강해진다"고 전날 경기를 곱씹은 뒤 "원래 개막 2주째가 가장 힘든 시기다. 초반이다 보니까 잘하려는 생각에 욕심도 나고, 긴장감 있는 경기에 몸도 적응해가는 과정이다. 연장을 가면 피로도가 높아지는 영향으로 수비에서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실수 하나는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선수들에게 휴식을 준 이유를 설명했다.
잠실=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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