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한 곳은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 있는 류경식당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식당 관계자들은 종업원들이 일시에 사라졌다거나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닝보 류경식당은 지난해 말 중국기업과 합작형태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식당 관계자는 지난 9일 언론 인터뷰에서 “며칠 전부터 내부 문제로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업원들의 집단 탈출과 관련한 질문에는 “할 얘기가 없다”거나 “아무 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식당의 다른 관계자는 “5일 저녁에서 6일 새벽 사이에 종업원들이 도망갔다”고 밝혔다. 이로 미뤄 북한 해외식당에서 집단 탈출해 귀순한 종업원 13명이 종적을 감춘 곳이 바로 이 식당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경식당 종업원들의 신분은 평양 류경호텔에서 파견된 형식을 띄고 있으며, 이들은 당초 지린(吉林)성에 있는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영업부진 등의 이유로 수개월 전 닝보로 옮겨와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종업원들이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대북제재로 식당 매출이 급감하면서 큰 압박감을 받아왔고, 결국 집단 탈출을 결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에서 운영중인 북한 식당들은 최근 영업난으로 잇따라 문을 닫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 대북소식통은 “중국 전역에 있는 북한 식당이 100곳이 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전에는 개인적으로 탈출한 적은 있지만 집단 탈출은 처음이라 중국 정부도 꽤 신경이 곤두서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업원들은 정상적인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서 언제든 출국이 가능하다”며 “중국 정부가 이번 탈출을 방조했다고 단정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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