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I'm vegetarian’(베지테리언)이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다. 종교나 정치적 이유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주의자들이 많아졌고 이제는 ‘채식도 채식 나름’이라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계란과 우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I'm vegan’(비-건)이라는 말도 많이 쓴다.
식당이나 모임에서 ‘I'm a vegetarian’ ‘I'm vegan.’이라고 말하면 해당 음식을 제공한다. 이제는 피자집에 가서 ‘Do you have any vegetarian pizza?’라고 묻기도 한다. 고기를 기피하게 되면서 ‘I'm a vegetarian but eat chicken’이라며 ‘I'm turning vegetarian.’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생겼다. 흔히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vegetarianism(채식주의)이라고 부르는 데 반해 veganism은 음식뿐만 아니라 하나의 lifestyle까지 내포한다. Vegan은 동물 보호와 모피 가죽 wool 등 동물 희생으로 얻는 것을 반대하며 음식으로는 ‘완전 채식’에 대한 집착이 강해 낙농제품이나 꿀까지도 기피한다. Vegetarianism은 일반 고기와 물고기는 먹지 않지만 모피나 가죽 등까지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veganism은 정치나 도덕적 이유가 가미된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을 강조하는 말이 되었다.
Gallup 조사(2012)를 보면 미국 전체 인구의 5%가 vegetarian이고 2%가 vegan이며 여성과 싱글족 그리고 진보적 성향의 사람이 많다고 한다. 또 다른 조사를 보면 채식주의자들의 비중은 남자(41%)보다 여성(59%)이 더 높고 노년보다는 젊은층에 더 많다고 한다. 6년간의 집중 조사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육식하는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12%나 낮고 당뇨나 신장 문제로 인한 사망률도 더 낮으며 심장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19%나 낮다고 한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채식할 때 이점이 더 많고 암 발생 비율은 채식 여부와 상관없이 보통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한다.
‘I'm a vegetarian’도 옳고 ‘I'm vegetarian’도 옳은 표기다. 후자처럼 관사가 없는 경우 ‘채식주의’ 철학에 충실하다는 어감을 더 강하게 준다. vegan의 경우 관사 없이 쓰이는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사회적 의식이나 생활방식까지 강조하기 때문이다. ‘I'm a vegan’보다는 ‘I'm vegan’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어떤 사람은 채식에서 빠져나왔다면서 ‘I used to be vegan but not now.’ 혹은 ‘I'm now an ex-vegan’처럼 말한다.
Vegan food, vegan diet, vegan family 모두 완전 채식을 말한다. 채식주의자들을 비웃는 사람들은 ‘You vegans never get sick?’(당신들 채식주의자들은 병들지 않겠네?) ‘You guys don't need supplements’(비타민제도 필요 없겠네)라고 말한다. 채식만 고집하지 않는 보통 사람은 사전식 용어 carnivore(육식하는 동물)로 부르기보다는 non-vegan, non-vegetarian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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