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후보’ 넥센이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모두의 예상을 깬 반전이다.
넥센은 7일까지 4승2패를 거두며 승률 0.667로 2위에 올라있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안정세를 보이면서 지는 경기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는 끈끈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넥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지목한 꼴찌 후보다. 겨우내 중심타자 박병호(30ㆍ미네소타)와 유한준(35ㆍkt), 마무리 투수 손승락(34ㆍ롯데), 에이스 밴헤켄(37ㆍ세이부)이 떠났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하던 한현희(23)와 올 시즌 선발 전환을 준비하던 조상우(22)는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 됐다. 이번 시범경기 마저 9위로 마무리하면서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넥센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외부의 꼴찌 평가에 “우리 팀의 보이지 않는 전력을 계산하지 못한 것 같다”며 여유를 보였다.
개막 직후 염 감독이 암시했던 ‘보이지 않는 전력’이 튀어나오고 있다. 넥센 선발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2.8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베테랑들이 떠난 자리를 새 얼굴들이 메우며 맹활약 중이다. 박주현(20)은 지난 3일 롯데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1군 데뷔전을 치렀고, 신재영(27)은 7일 한화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간 자리가 어린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 어린 선수들이 빈 자리를 보며 눈에 불을 켜고 하고 있다”던 염 감독의 말대로 기회를 얻게 된 유망주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터트리며 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점수를 내는 방법도 바꾸고 있다. 홈런 타자들이 빠져나가면서 홈런 군단의 힘은 잃었지만, 6경기에서 12번의 도루를 시도하면서 빠른 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격의 활로를 뚫고 있다. 선수들은 “짜임새는 이전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중이다.
시즌 초반부터 성적이 나면서 선수들도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넥센 주전 포수 박동원(26)은 “상대팀의 베스트 전력이 나와도 할 만하다”며 “팀을 떠난 선배들이 함께 있는 동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셨다. 그런 부분을 많이 배웠기 때문에 (선배들이 떠났어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이 차츰 자리를 잡아갈수록 더 단단해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주장 서건창(27)은 “시즌을 치를수록 더 강해질 거란 자신감이 있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을 하면서 후반에는 더 무서운 팀이 될 거다. 선수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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