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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 안 좋다는데... MBC임원 '성과급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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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 안 좋다는데... MBC임원 '성과급 잔치'

입력
2016.04.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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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안광한(왼쪽) 사장과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
MBC 안광한(왼쪽) 사장과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

최근 경영 환경 악화와 인력 유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MBC가 임원진들에게 수 천만원의 성과급을 주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월 ‘부당해고’ 녹취록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도 성과급의 수혜자라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8일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유기철ㆍ이완기ㆍ최강욱)들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7차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MBC임원 2015년도 성과급총액 결의건’이 5대 2로 통과됐다.

안광한 사장과 백 본부장을 포함한 총 7명의 MBC 임원들에게 월 급여 기준 15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결의건에 따라 연봉 2억8,300만원을 받는 안 사장이 3,500여 만원을, 등기이사 신분인 백 본부장이 기존 연봉 1억8,600만원에 2,300여 만원의 성과급을 별도로 받게 됐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관련 논의에서 여당 추천 김광동, 권혁철 이사는 150~200%의 성과급 지급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흑자와 전반적인 시청률 상승 및 경영진 사기 진작 등을 이유로 들었다.

유기철 이사는 “불공정 방송에 따른 신뢰도 추락이 심각한 만큼 성과급 지급은 적절치 않다는 야당 추천 이사들의 주장에도 150% 지급안에 대한 표결이 강행됐다”며 “후안무치한 성과급 지급 논의를 할 수 없다며 퇴장한 최강욱 이사를 제외한 7명이 표결을 해 나온 결과”라고 밝혔다.

갈등을 빚는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 때아닌 성과급 지급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MBC 경영진과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4년째 단체협상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조능희 노조위원장이 ‘노조탄압’을 규탄하며 경고파업을 벌이는 등 수년 째 MBC를 둘러싸고 전운이 감도는 상황이다. 극우 성향의 온라인 매체 관계자 등과 만나 2012년 MBC 파업에 참가한 직원들을 증거 없이 해고했다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돼 검찰 고발까지 당한 백 본부장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잇속 챙기기에만 혈안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이완기 이사는 “상반기 광고매출이 크게 줄어 비상경영이 필요한 시점에 성과급 지급은 적절치 않다”며 “MBC 위기를 부른 장본인들이 솔선수범해 자기 살을 깍지는 못할지언정 배만 불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성과급 지급 건을 이사회에 제출한 방문진 사무처 관계자는 “비공개로 진행된 논의 사항을 일절 말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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