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댓글에 무뇌아 표현 쓰면 모욕죄"

인터넷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상대방을 ‘무뇌아’로 지칭해도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김모(47)씨에 대해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경기 고양시 자동차클러스터(자동차폐차장) 유치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던 김씨는 2013년 1월 인터넷 카페에 유치 반대모임 대표인 피해자 윤모씨에 대한 비판글에 댓글을 단 혐의로 기소됐다. 폐차장이 들어설 경우 외국인 노동자들을 많이 고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성범죄 등 치안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윤씨 주장을 비판한 글에 김씨는 “윤 박사라는 사람 정말 한심한 인간이네… 뇌가 없는 사람이야, 무뇌야”라는 댓글을 달았다.

1심은 “(김씨의 댓글은) 피해자의 생각 또는 행동을 비판하는 정도를 넘어 피해자의 인격을 비하하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언어표현”이라며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윤씨의 편견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해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도 “편견을 비판하려고 댓글을 게시했다 해도 윤씨의 구체적 행태를 논리적·객관적인 근거를 들어 비판하는 것이 아니었고, 오로지 모욕적 언사가 담긴 위와 같은 내용의 댓글만을 게시했을 뿐”이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