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서 가장 관심 가는 인물” “판세에 긍정 영향 정치인” 安 1위
국민의당 지지율 두 달 만에 17%대
호남 40%대 육박… 수도권에 여파
지지자 56%는 더민주서 넘어와
“양대 정당에 대한 불신에 기반 제3당 바람 제한적일 것” 분석도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이번 총선 판세를 가르는 데 가장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꼽혔다. 호남을 중심으로 국민의당의 상승세도 뚜렷해 제 3당의 존재감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불었던 안철수 열풍 때와 달리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실패 등에 따른 어부지리 측면이 강해, 안 대표가 제3당의 비전을 차별화시키지 못한다면 상승세를 지속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가 5,6일 실시한 3차 유권자 인식 조사 결과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의 선전이다.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 기간 가장 관심이 가는 정치인으로 안철수 대표(22.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13.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2.3%), 박근혜 대통령(11.4%)이 10%대 초반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안 대표의 브랜드 가치가 더블 스코어로 민심에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관심 여부와 상관 없이 선거 판세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을 묻는 질문에서도 안 대표는 18.5%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새누리당이 야권 분열을 노리고 안 대표를 응원하고, 더민주당 역시 야권 분열의 책임을 떠넘기고자 안 대표를 공격하는 등 양당에서 앞다퉈 안철수를 언급하고 나선 것 자체가 결과적으로‘안철수 띄우기’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국민의당 지지율 상승은 여야 정당의 하락세와 대비돼 더욱 주목된다. 지난 2월, 3월에 실시한 1, 2차 여론조사까지 종합하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줄곧 추락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체된 데 반해 국민의당만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1차 조사에서 7.1%로 한 자리에 머물던 국민의당의 정당지지율은 16.9%대로 올라섰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녹색바람’의 거점인 호남 지역 정당지지율(38.6%)이 40%대에 육박하며 수도권 등 전 지역의 상승세를 견인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 자체에 기대를 품고 지지한다기 보다는 여야 거대 정당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정치 혐오에 대한 분노 표출 성격이 크기 때문에 한시적 바람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정한울 고려대 연구교수는 “여야의 거듭되는 ‘자책 골’에 어부지리로 얻은 반사이익 성격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의당이 창당 된 이후에도 여전히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파라고 응답한 경우도 38.5%에 달했다.
국민의당의 선전이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국민의당 창당 전후 정당 지지층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당 지지자의 30.3%는 과거 새누리당 지지자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의당이 보수 성향의 표를 더욱 더 흡수한다면 기존 양당 구도를 흔드는 예상 외의 파괴력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야권 성향의 호남을 중심으로 어정쩡한 선전에 그치며 도리어 수도권 접전지에서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 승리를 대거 안겨줄 수도 있다. 정 교수는 “국민의당 지지기반이 새누리당보다 더민주당에서 유입된 규모가 많아 야권 분열이 우려됐지만, 이에 못지 않게 견고했던 여당 지지층 일부가 국민의당으로 이탈해 응집력이 약화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며 “녹색바람이 여야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대 총선 3차 유권자 인식조사는 4월 5일부터 2일간 전국의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ㆍ무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응답률은 9.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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