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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마다 읍소 전략... 이번에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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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마다 읍소 전략... 이번에도 통할까

입력
2016.04.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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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구 후보들 사죄 의미 큰 절

더민주 광주 후보들도 100배 호소

세월호 사태ㆍ탄핵 역풍 직후에 저자세 전략으로 효과 발휘

이번 선거전 공천 잡음 탓 더 심해

“정책대결 없이 감정에만 호소”

유권자들에 역효과 일으킬 수도

이인선(대구 수성을) 새누리당 후보가 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호소하는 절을 하고 있다. 대구=뉴스1
이인선(대구 수성을) 새누리당 후보가 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호소하는 절을 하고 있다. 대구=뉴스1
7일 전북 전주 경기전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주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이 큰절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주=뉴시스
7일 전북 전주 경기전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주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이 큰절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주=뉴시스
안양동안을에 출마한 정의당 정진후 후보가 7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범계역 인근에서 야권단일화 실패에 사죄하는 의미로 큰절을 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안양동안을에 출마한 정의당 정진후 후보가 7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범계역 인근에서 야권단일화 실패에 사죄하는 의미로 큰절을 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4ㆍ13 총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출마 후보들이 몸을 한없이 낮추고 있다. 허리를 90도로 꺾는 것도 모자라 무릎을 꿇고 바닥에 넙죽 엎드리는 후보들도 늘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판세가 이어지자 다급해진 나머지 각 후보들이 ‘읍소전략’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7일까지 삼보일배를 포함, 길 바닥에 큰 절을 한 후보들은 줄잡아 30~40명에 이른다. 호남에서 국민의당과 힘겨운 싸움 중인 더불어민주당의 광주 후보자들은 지난달 31일 5ㆍ18 광장에서 100배 큰절로 지지를 호소했다. 공천 파동으로 위기를 맞은 새누리당의 경우 지난 6일 대구 지역 후보 11명이 두류공원에서 사죄의 의미로 큰절을 했다.

개별 읍소 유세는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대구 동갑에서 류성걸 무소속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3일 선거구에서 비를 맞아가며 큰절을 올렸고, 임동욱(울산 남구을) 더민주 후보도 비 속에 큰절로 지지를 호소했다. 권태호(충북 청주청원) 무소속 후보는 요란한 노래와 율동 대신 이마를 땅에 갖다 대며 묵언유세를, 정진후(경기 안양동안을) 정의당 후보는 야권후보 단일화 실패 후인 6일 사죄 차원에서 큰절을 올렸다. 정준호(광주 북갑) 후보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며 지난 4일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선거철에 정치인들이 땅에 엎드리는 풍경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태 직후 6ㆍ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대구서 세월호 사태 사죄와 재발 방지 약속 차원에서 큰절을 했고,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에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조계사에서 108배를 올렸다.

후보들의 읍소는 투표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04년 탄핵 역풍으로 당시 한나라당은 100석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을 깨고 100석을 채웠다. 2104년 지방선거에서도 광역지자체 17곳 중 새누리당은 8곳에서 승리했다.

이번 4ㆍ13총선에서 읍소정치는 어느 때보다 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공천으로 양 당이 잡음을 이렇게 일으켰던 적이 없었다”며 “그에 따른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을 의식한 후보들이 대거 저자세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선거의 쟁점 형성이 전혀 안 되다 보니 지역 민심, 고정 지지층의 감정에 호소하며 기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광기 대전대 교수도 “정책 대결이 안 이뤄지다 보니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보다는 표를 구걸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이번에도 읍소전략은 빛을 낼 수 있을까. 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지율 차이가 보이지 않던 때부터 이런 자세로 선거에 임했다면 모를까, ‘어렵다’ ‘뒤쳐진다’는 보도가 있은 뒤 나온 행동”이라며 “유권자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평가절하 하는 경향이 뚜렷하며 때에 따라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ㆍ이동현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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