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성수 판사는 1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소포를 하나 받았다.
소포를 보낸 사람은 농업협동조합법 위반으로 기소돼 김 판사 담당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던 형사 사건 피고인 안모(61)씨였다.
김 판사는 소포를 바로 뜯지 않고 7일로 예정된 공판기일까지 엿새를 기다렸다.
김 판사는 이날 검사와 변호사가 지켜보는 공판에서 소포를 뜯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소포 안에는 우표책 4권과 안씨가 쓴 책 1권, 편지 1장이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판사님의 취미가 우표 수집이라는 사실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됐다”고 적혀 있었다. 안씨는 편지에서 자신의 억울함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판사는 자신의 인터넷 프로필상 취미가 우표 수집으로 돼 있음을 확인하고 우표책을 보냈는지, 우표책을 보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물었으나 안씨는 대답을 못했다.
인천지법은 형사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사건 담당 판사에게 선물을 보낸 안씨의 행위가 재판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보고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라도 예외 없이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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