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연패에 빛나는 강호 전북 현대가 최하위 빈즈엉에게 일격을 당했다.
전북은 6일 베트남 투더우못 고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4차전 빈즈엉과 원정경기에서 졸전 끝에 2-3으로 무릎 꿇었다. 이날 패배로 2승1무1패(승점 6)가 된 전북은 조 1위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빈즈엉은 1승1무2패(승점 4)로 승점 3점을 추가했으나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조별리그 1위 통과를 위해 빈즈엉 원정 승리가 꼭 필요했던 전북으로서는 뼈아픈 일격이었다. 전북은 지난해에도 빈즈엉과 같은 조에 속해 두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안방에서는 3-0의 손쉬운 승리를 거뒀지만 원정에서 1-1로 비겨 체면을 구겼다. 이번 역시 낯선 환경의 빈즈엉 원정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이날 전북은 지난 주말 K리그 클래식에서 뛰었던 주축들을 대거 빼고 김신욱을 원톱으로 한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레오나르도 이종호 한교원이 2선에 배치됐고 장윤호 파탈루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으며 포백은 최재수 김형일 최규백 김창수로 구성했다.
패인은 수비진의 잇단 실수였다. 전북은 초반 몇 차례의 선제골 기회를 놓친 뒤 전반 12분 상대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이 나오면서 페널티킥으로 먼저 실점했다.
선방을 얻어맞은 전북은 이후 파상공세를 펼쳤고 전반 27분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어뜨린 볼을 이종호가 문전에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1분 뒤인 28분에는 한교원이 단독 돌파로 골키퍼까지 제치는 골을 넣었다.
그러나 전북은 2-1로 리드를 잡은 뒤 급격하게 집중력이 흔들리며 결정적인 실수를 연발했다. 전반 35분 김형일이 상대 롱패스의 낙하지점을 잘못 판단하면서 허무하게 동점골을 내줬다. 김형일이 뒤로 흘린 롱패스를 크리스티안 아무구가 잡아 노마크 상태에서 골망을 갈랐다.
후반에도 수비 불안은 계속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도권을 빈즈엉에게 내줬고 급기야 김창수가 이해하기 어려운 시뮬레이션 판정과 파울 판정으로 연달아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다. 기세가 오른 빈즈엉은 전북을 몰아쳤고 후반 종료 직전 역습 찬스에서 단독 돌파하던 공격수를 김형일이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잡고 늘어져 퇴장과 함께 또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2-3의 충격적인 패배를 막지 못했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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