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수 윤성환(35)과 안지만(33)이 1군 복귀전에서 팀의 승리를 합작했다.
삼성은 6일 수원 kt전에서 11-6으로 승리를 거뒀다. 팀의 승리 투수는 선발로 나선 윤성환, 마지막 투수는 안지만이었다.
논란 속의 복귀전이었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지난해 10월 중순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이후 1군 무대에 서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말 열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제외가 됐고, 일본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도 등판하지 않았다. 하지만 5개월이 넘도록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삼성은 윤성환과 안지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3일 1군에 합류한 이들은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며 취재진 앞에서 공식 사과를 했다.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1군에서 이들을 기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삼성의 답답함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윤성환의 선발 등판을 앞두고 삼성의 더그아웃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침묵이 가득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윤성환과 안지만에게 ‘잘 견뎌내야 한다’고 했다. 아직 경찰 수사 중에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본인들이 열심히 해야 하고, 마운드서 잘 던져야 한다”며 한숨을 삼켰다. 삼성은 이들의 등판에 쏟아질 관중들의 야유를 걱정하기도 했지만, 이날 수원 구장에서 별다른 야유는 없었다.
굳은 표정으로 마운드에 오른 윤성환은 묵묵히 공을 던졌다. 1회를 공 8개로 삼자범퇴로 막아낸 윤성환은 2회 kt 하위 타선에 연속 3안타를 내주며 3실점했다. 하지만 3회부터는 다시 흔들림 없이 kt 타선을 묶어내며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승리를 지켜낸 에이스의 모습을 드러냈다. 윤성환은 6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뿌리며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 내려갔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0㎞에 그쳤지만 그의 장점인 제구는 변함없었다.
안지만은 팀이 11-6으로 이기고 있는 9회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마무리는 안지만”이라고 선언했다. 이날은 점수 차가 벌어져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지만 실전 감각을 조율하기 위한 등판이었다. 안지만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윤성환은 복귀 전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개인 통산 100승째를 달성했다. 역대 25번째 기록이다. 윤성환은 경기 후 “100승을 달성했다는 기쁨보다는 너무 하고 싶었던 야구를 했고, 팀이 승리하는데 도움이 돼서 좋다. 야구장에서 팬들께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그 동안 단 한 개도 터트리지 못한 홈런 갈증을 깨끗이 씻어내는 대포 세 방을 터트려 SK에 11-1, 5회 강우콜드승을 거뒀다. 손아섭(1점)을 시작으로 황재균, 최준석(이상 2점)이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리는 등 장단 14안타를 몰아쳤다. 롯데는 군 복무를 마치고 971일 만에 선발 등판한 고원준이 등 근육 경직으로 1회만 소화하고 교체됐으나 이성민이 3이닝을 1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는 6회초 SK의 공격을 앞두고 폭우가 쏟아져 콜드게임으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NC를 2-0으로 이겼고, 대전에서는 넥센이 한화를 6-4로 꺾었다.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와 LG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수원=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부산=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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