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34)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완벽히 적응했다.
오승환은 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CN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전에 6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 3개로 잡았다. 이틀 전 첫 등판에서 긴장한 여파로 볼넷 2개를 내줬지만 두 번째 등판에서는 '끝판왕'다운 투구를 했다. 이로써 메이저리그 2경기에서 2이닝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5-5로 맞선 7회초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 콜튼 웡과 교체됐고, 팀은 연장 11회 끝에 5-6으로 졌다.
◇ML도 통하는 '돌직구'
한국과 일본을 평정한 오승환의 '돌직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다. 오승환은 첫 타자 조디 머서를 상대로 시속 151km 직구를 꽂아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 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37km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빼앗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맷 조이스에게는 같은 속도의 강속구를 네 개나 뿌리며 루킹 삼진으로 요리했다. 마지막 타자 존 제이소 역시 초구 시속 151km 빠른 공으로 파울을 유도한 뒤 2구째 시속 118km 느린 슬라이더로 허를 찔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공은 시속 150km 강속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바깥쪽 코스 완벽 공략
메이저리그 스트라이크 존은 바깥쪽에 후하다. 오승환은 이를 잘 활용해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머서에게 던진 공 네 개는 모두 바깥쪽을 찔렀다. 초구부터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슬라이더를 꽂았고, 삼진으로 잡은 4구째 슬라이더도 바깥쪽 꽉 찬 코스에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조이스를 상대할 때는 몸 쪽에도 공을 뿌려 카운트를 잡고 승부구로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 직구를 던졌다. 타자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코스였다. 마지막 타자 역시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코스에 스트라이크를 꽂아 삼진을 잡았다.
◇최고 포수 몰리나와 찰떡 궁합
야디어 몰리나는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 중 한 명이다. 8년 연속 내셔널리그 포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올스타에도 7년 연속 선발 됐다. 방망이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수 리드는 여전히 톱 클래스 수준이다. 오승환은 든든한 안방마님을 전적으로 믿고 리드를 따랐다. 이날 역시 바깥쪽에 후한 주심의 성향을 파악한 몰리나 포수의 리드대로 공을 뿌려 최고의 결과를 만들었다. 첫 등판 때도 긴장한 나머지 제구가 흔들리는 오승환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1사 1ㆍ2루 위기에서 오승환이 데이비드 프리즈를 상대할 때 스트라이크 존을 빠지는 공 2개를 몰리나는 슬쩍 끌어 당기는 미트질로 스트라이크 콜을 받아냈다. 또 베테랑답게 상대 타자의 특성을 잘 알고 있고, 오승환은 전적으로 믿고 던진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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