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친화적 소비창출 ‘뉴로 마케팅’
알파고의 등장으로 영화나 책 등의 주력 디지털 문화콘텐츠로만 여겼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직관의 영역으로 꼽히는 바둑에서조차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일상의 곳곳에서 인공지능의 기술이 녹아들지 않은 분야를 찾기가 점점 어려울 정도로 그 위력이 대단하다. 이제는 인간의 감성적 지능과 지성적인 사고에 까지 적용 가능성을 도전받는 시대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대체할 수 있을까 하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크다. 뇌는 유기적인 물질이고 다층적인 방식으로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때문에 인간의 뇌는 디지털 논리로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아직까지도 인간의 뇌가 상당부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이유다.
마케팅 세계에서도 인간의 뇌를 대상으로 소비자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는 뉴로 마케팅이 각광을 받고 있다. 뉴로 마케팅이란 뇌 속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인 뉴런(neuron)과 마케팅을 결합한 용어다. 소비자의 뇌세포 활성수준이나 자율신경계 변화를 측정하여 이를 마케팅에 접목시키는 기법이다.
뉴로 마케팅의 본질은 소비자 구매행동의 상당수가 자신도 모르게 내재되어 있는 잠재의식에 의해 발현된다는 관점이다. 그만큼 인간의 무의식속에 존재하는 본질적 욕구와 행동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의 뇌를 통해 여러 감각이 연결되는 공감각과 마음의 작동원리를 들여다보고 읽어내야 한다는 의미다.
뉴로 마케팅의 사례는 다양하다. P&G는 섬유탈취제인 ‘페브리즈’ 출시 전에 소비자의 뇌 반응을 측정하고 성공을 예감했다. 기아자동차의 ‘K시리즈’는 뇌의 반응이 가장 활발한 알파벳 K와 홀수 숫자를 조합한 브랜드명이다. 또한 인쇄광고의 ‘좌모델·우문구’ 포맷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매의욕을 촉진시키는 상품진열 등도 소비자의 무의식적 감성을 자극하는 뉴로 마케팅의 좋은 예다.
‘제럴드 잘트먼’ 하버드대 교수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단지 5%만이 외부적으로 표현되고 나머지 95%는 무의식적인 행태로 내재돼 있다고 말한다. 마케팅의 성공 포인트로서 뉴로 마케팅이 중요한 근거다. 뉴로 마케팅은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리고 소비자들의 마음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인간 중심적인 소통수단이다.
기업은 소비자의 심리를 강제해 이익을 챙기려는 욕심에서 벗어나 인간 친화적인 소비문화를 창출해야 한다. 뉴로 마케팅은 소비자의 합리적 생각을 자극(stroke)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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