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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김공장 폐수 오염 골칫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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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김공장 폐수 오염 골칫거리

입력
2016.04.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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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바다에 무단 방류

악취 진동하고 갯벌 부패

정화시설 전무…대책 시급

전남 고흥군 풍양면 일대 김 가공공장에서 발생한 뻘겋게 물든 폐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바다에 무단으로 방류돼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고흥=하태민기자 /2016-04-06(한국일보)
전남 고흥군 풍양면 일대 김 가공공장에서 발생한 뻘겋게 물든 폐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바다에 무단으로 방류돼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고흥=하태민기자 /2016-04-06(한국일보)

전남 고흥지역 김 가공공장에서 정화되지 않는 폐수가 수년째 하천과 바다로 무단 방류돼 연안을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행정기관은 이 같은 민원을 접수해놓고도 수년째 방치하다시피 한데다 폐수 처리시설마저 하나도 없어 대책마련 시급하다.

6일 고흥군에 따르면 관내 김 가공공장은 도화면 18개소, 풍양면 22개소 등 해안가를 중심으로 50여개소가 가동 중이다. 전국 1위 생산지인 고흥의 물김은 지난달까지 약 6만7,000톤이 생산돼 660억원의 위판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물김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뻘겋게 물든 폐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바다에 그대로 배출되고 있다. 폐수와 함께 하천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찌꺼기 등 부유물질(홍조류)은 심한 악취와 갯벌의 부패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김 가공공장 폐수처리지침에 따르면 공장들은 부유물질을 제거하는 침전시설을 설치하고 재차 부유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폐수나 부유물질을 제거하는 정화시설이 전무해 고흥 연안 해역은 매년 물김 생산 시기만 되면 환경오염으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20여 곳의 김 가공공장이 밀집된 풍양면 풍남항 일대 연안 오염은 심각한 실정이다.

풍양면 주민 김모(57)씨는 “해마다 물김 생산 철만 되면 마을 하천과 해안가가 폐수와 부유물 썩은 냄새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고흥군에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가공시설 조합 측은 “영세한 가공공장에서 정화시설을 설치하는데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고흥군과 정부가 이 문제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수 무단 방류와 환경오염 논란이 일자 고흥군은 뒤늦게 황토를 뿌리는 등 해안가 긴급 방제에 나섰다. 또 오염 정도와 오염 물질을 파악하기 위해 바닷물 시료를 채취해 여수에 있는 남해수산연구소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군 관계자는 “김 세척수 방류로 인한 악취발생과 하천 바닥 부패현상을 알고 있다”며 “국비를 확보해 김 가공용수 정화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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