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 선전을 토대로 정당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민의당은 ‘호남 발 녹색바람’을 북상시키려면 차령산맥을 넘어야 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호남에서 일기 시작한 바람이 충청에서 막히고 있어 분위기가 연결이 잘 안되고 있다”며 “호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은 상당수가 국민의당을 지지하고 있지만 충청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국민의당은 호남에서만 지역구 당선을 하면 향후 국회 운영이나 야권 구도 개편 때 움직일 여지가 좁아진다. 때문에 122석의 수도권에서 승부를 겨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호남과 함께 충청 민심까지 잡아야 두 지역 출신이 많은 수도권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 자체 판세분석 결과 충청 지역에서 우세나 경합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한 명도 없다. 27개 지역구 모두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대전 대덕의 김창수, 동구의 선병렬 후보가 10% 중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게 위안일 정도다. 결국 정당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게 현실적 대안이지만 이마저 호남이나 수도권에 비하면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은 8일 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대거 충청을 찾아 표심 잡기에 나선다. 당 관계자는 “지역구 후보의 실제 당락에 집중하기 보다는 당 지지율 상승을 위한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역구를 훑는 방식이 아닌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대규모 합동 유세를 하는 방식이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경기 의정부시 지원 유세에서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싸움만 하는 ‘철밥통’ 1번 2번을 그대로 둘 건지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3번 국민의당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는 선거”라고 주장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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