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매출 5% 연구개발에 투자
일관생산으로 가격경쟁력 갖춰
최근엔 드론 사업도 진출 ‘큰 꿈’
지난 1일 경남 사천의 항공기 부품 장치 중소기업 ‘샘코’. 이창우 대표는 주력 제품인 항공기 출입문 제작 현장에서 “1,500여개의 부품을 조립하는데 오차 범위는 0.1㎜ 이내”라며 기술력을 자랑했다. 샘코는 지난해 4월 항공기가 비상 착륙하거나 사고가 났을 때 버튼만 누르면 탈출용 에어매트가 자동으로 펼쳐지는 출입문 안전시스템(EPAS)도 개발했다. 그 동안 미국에서 수입하던 이 장치를 2년간의 연구 끝에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대표는 “연간 매출액의 5%를 꾸준히 연구ㆍ개발(R&D)에 투자한 덕분”이라며 “러시아에 EPAS를 수출하기 위해 유럽 항공기 인증 기관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샘코는 항공기 출입문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임직원 190명, 14년의 짧은 역사에도 항공 산업 강국으로 손꼽히는 러시아(수호이) 미국(스피릿) 독일(에어버스 헬리콥터) 등을 모두 고객으로 삼고 있다. 창업 초기 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4년에는 32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대표는 “매출의 90%가 수출”이라며 “특히 우주 항공 선진국인 러시아에 항공기 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샘코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샘코는 조립, 가공, 판금, 성형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일관생산체제도 갖췄다. 이 대표는 “일관생산체제를 갖춘 항공기 관련 국내 기업은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 샘코 뿐”이라며 “가격경쟁력은 샘코가 경쟁사의 5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샘코에게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1년 부품가공 공장에 80억원을 투자하고 2013년 판금공장에 100억원을 쏟아 부을 때는 자금난에 시달렸다. 항공기 산업 특성상 수출을 해 실제 납품을 해도 대금을 받기까진 통상 10~17개월이 소요되는 것도 유동성 부족을 불렀다. 이 때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샘코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 7억원을 투자했다. 이 대표는 “공장 증설로 1억원이 아쉬운 때 중진공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샘코는 최근 무인항공기(드론) 사업 진출을 결정하며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현재 드론의 단점인 짧은 비행 시간을 개선, 1시간 이상도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국토정보공사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구성, 측량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기체를 만들어 시험 비행까지 마쳤고 내년 말엔 최종 제품도 나올 것”이라며 “항공기 종합 중견기업으로 성장, 2020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천=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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