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약품과 식품 업계가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분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꼽힌다. 지난해 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규모는 약 33조원. 연평균 7.2%씩 성장, 2022년엔 60조원에 이를 것이란 게 시장조사기관 전망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처럼 몸 속에 들어가 유익한 효능을 발휘하는 살아있는 균으로, 장을 건강하게 해 소화 기능을 돕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동제약은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연구의 선구자다. 식생활 환경이 열악해 소화 문제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 허다했던 1940년대부터 유산균 연구를 시작했다. 1959년 국내 최초로 유산균을 대량 키우는데 성공했고, 이 기술로 영ㆍ유아용 정장제 비오비타를 개발했다.
최근 다시 프로바이오틱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서구화한 식습관과 스트레스 등으로 장(腸) 관련 질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장 관리가 면역력 등 전신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연구도 다수 보고됐다. 이에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연구개발부터 생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대부분 약이나 식품으로 섭취한다. 때문에 장까지 내려가기 전에 위산이나 담즙을 만나면 많은 양이 파괴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동제약은 5년여의 연구 끝에 독창적인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균에 4가지 물질로 보호막을 씌워 장까지 무사히 이동할 수 있게 가공하는 기술이다. “4중 코팅을 적용한 유산균은 코팅하지 않은 유산균에 비해 위산과 담즙에 2배 더 잘 견디며, 유통이나 보관 중 손실도 줄어든다”고 일동제약 관계자는 설명했다.
프로바이오틱스 균은 수천가지다. 일동제약은 이 중 효능이나 안전성이 일부 밝혀진 3,000여가지를 확보하고 경기 화성시에 있는 중앙연구소에 프로바이오틱스 종균은행을 만들었다. 체계적인 검증을 거쳐 특성별로 제품화할 균을 선별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일부 프로바이오틱스는 화장품에도 들어간다. 일동제약은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유산균 입자를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으로 잘게 부수거나, 미용 기능 성분을 프로바이오틱스 균으로 발효시켜 얻은 독특한 원료로 피부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도 개발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대장염과 아토피 피부염, 류머티스 관절염, 치매 등을 치료 또는 예방하는 프로바이오틱스도 상용화를 추진 중”이라며 “의약품과 화장품, 동물사료 등 여러 분야에서 프로바이오틱스 대표 브랜드를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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