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석민(30)은 지난 시즌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친정 KIA로 유턴해 마무리투수로 백의종군했다. 2011년 다승왕(17승)을 포함해 투수 4관왕에 빛나는 대한민국 대표 선발투수였지만 팀 사정상 보직을 바꿨던 것이다. 마무리로도 30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5강 싸움을 이끌었던 윤석민은 올 시즌 김기태(47) 감독과 상의 끝에 선발 복귀를 결정했다.
윤석민은 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홈 개막전에서 선발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팀의 4-1 역전승에 앞장서며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7㎞가 찍혔고, 전매특허인 슬라이더의 구속도 140㎞까지 나왔다. 윤석민의 선발승은 미국 진출 전이던 2013년 7월17일 광주 한화전 이후 근 2년 8개월, 정확히 일수로 따지면 993일 만이다. 선발 등판도 그 해 7월31일 광주 삼성전(5이닝 5실점 패전)이 마지막이었다.
윤석민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어깨 통증 여파로 전지훈련도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 귀국해 휴식과 훈련을 병행했다. 마지막 점검을 받았던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3.00(9이닝 13자책점)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도 140㎞대 초반에 그쳤다.
그러나 베테랑 선수를 믿는 김 감독은 개의치 않고 등판 순서만 고심 끝에 상징적인 홈 개막전 선발로 내정했다. 윤석민은 1회초 LG 첫 타자 안익훈을 상대로 140㎞대 중반의 직구를 잇따라 뿌리며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후에도 박용택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정규시즌 첫 등판부터 시범경기에서와는 전혀 다른 예전의 위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와 역시 스타플레이어는 다르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윤석민은 2회 1사 후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이천웅과 양석환에게 연속 빗맞은 안타를 내 주는 바람에 아쉬운 실점을 했다.
윤석민을 도운 건 KIA 톱타자 김원섭이었다. 김원섭은 0-1로 뒤진 5회 2사 1ㆍ3루에서 우중간을 꿰뚫는 싹쓸이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6회 2사 1루에서는 김주형이 LG 선발 류제국의 134㎞ 짜리 슬라이더를 통타해 쐐기를 박는 투런아치를 그렸다. 김주형은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KIA는 2승1패가 됐고, LG는 2연승 후 시즌 첫 패를 당했다.
광주=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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