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때 野 숨은 표가
18대 대선 땐 여권 숨은 표가 더 많이 나와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 경험에 ‘몸 사리기’
4ㆍ13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표’를 두고 여야의 눈치 작전이 본격화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숨은 표의 상당수가 야권 표로 그 규모가 여론조사 지지율에 비해 10%포인트에 달한다며 “국회 의석 과반은커녕 135석 확보도 힘들다”고 앓는 소리를 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숨은 표 효과가 많아야 5% 포인트를 넘지 않다고 보며 “여당이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엄살을 피운다”고 일축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숨은 표 효과가 10% 포인트 안팎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야당 지지세가 강한 20ㆍ30대가 여론조사에서 표심을 감추는데다, 집전화 위주의 여론조사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들의 표심이 잘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군현 중앙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당 자체 조사 결과는 다른 여론조사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며 “이번 총선에서 135석 확보도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0년 6ㆍ2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이 큰 격차를 보였다. 당시 본보가 투표일을 일주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47.7%로 한명숙 민주당 후보(31.0%)를 16.7%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실제 개표 결과 오 후보(47.4%)와 한 후보(46.8%)의 격차는 0.6% 포인트에 불과했다.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가 맞붙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ㆍ보궐선거 때도 상황이 비슷했다.
반면 야당은 여론조사 기법이 개선돼 예전에 비해 숨은 표 효과가 크지 않은데다 보수 성향이 강한 50ㆍ60대의 ‘표심 감추기’에 따른 상쇄효과도 적지 않다고 본다.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에선 야권의 숨은 표 효과는 전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여권의 숨은 표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시 투표 일주일전에 발표된 한겨레와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2.0%~2.7%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 결과는 박 후보의 3.5% 포인트 차 승리였다. 박 후보가 격차를 더 벌린 것이다. 이철희 더민주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우세한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여당 견제심리 작동을 막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위기론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부동층의 급격한 증가”라며 “여기에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표까지 더해지면서 선거 판세가 예측불가의 혼전으로 흐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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