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중일 삼성 감독/사진=삼성
"감수하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p style="margin-left: 10pt">류중일(53) 삼성 감독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삼성은 5일 kt와의 수원 경기를 앞두고 안지만(33)과 윤성환(35)을 대동했다. 이들은 이전처럼 경기 전 선수단과 함께 훈련을 소화했다. 지난해 10월 중순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휩싸인 뒤 줄곧 모습을 감춰왔던 두 투수가 원정경기에 함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삼성의 더그아웃은 평소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던 경기 전 류중일 감독과 취재진의 인터뷰 시간은 다른 날보다 더 딱딱하고 무거운 공기가 가득했다.
지난 3일 1군에 합류한 윤성환과 안지만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들을 향한 여론의 비난은 여전히 거세다. 삼성이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용 방안도 확실히 정해놨다.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은 마무리를 맡는다. 베테랑이기 때문에 첫 등판을 편안한 상황으로 잡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세이브 상황이 되면 오늘이라도 안지만이 나선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윤성환은 6일 kt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엔트리에 등록될 예정이다. 류 감독은 "개막 후 2경기를 해본 뒤 불펜이 약하거나 해서 이들의 투입 시기를 당기거나 한 것은 아니다. 이전부터 투입 시기를 고려하고 정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에 대한 경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삼성은 이들을 1군에 투입하는 결단을 내리긴 했지만, 팬들의 비난까지 막을 수는 없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에 나오는 만큼) 잘 하는 게 첫 번째다"며 "당분간 팬들의 비난은 감수해야 하지 않나.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감수하고 갈 부분이다"고 말했다. 함께 야유를 들어야 하는 팀 내 다른 선수들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선수단을 향해 당부의 말을 따로 전한 류 감독은 "다들 잘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부터 삼성이 가장 원하는 건 수사 발표가 빨리 나는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수사 결과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며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앞으로 겪어야 할 시련이지 않나 싶다"며 입맛을 다셨다.
수원=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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