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 세단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판매량으로 BMW 5시리즈까지 제쳤다. 제네시스 브랜드로 고급차 이미지까지 더해져 향후 약진이 예상된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3월 한 달간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32.4% 늘어난 3,197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2,000여대 수준에 머물렀던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는 2012년 7월 3,103대를 기록한 이후 약 4년만에 다시 3,000대 고지를 밟았다.
제네시스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미국 중형 고급차(MID LUXURY) 시장의 선두 다툼이 치열해졌다. 제네시스는 2월에 이어 3월에도 미국 중형 고급차 시장에서 차급 2위에 올랐다. 지난 2월 벤츠 E-클래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차급 2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던 제네시스는 3월에는 3,157대가 판매된 BMW 5-시리즈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2위 자리를 지켰다. 1위는 판매량에서 약 500대 앞선 E-클래스가 차지했다.
미국 중형 고급차 시장은 전통의 강자인 벤츠·BMW에 최근 제네시스가 급부상하며 3강 체제를 구축했다. 4위인 캐딜락 XTS 판매량은 이들 3차종과 1천여대 차이여서 선두권과는 거리가 멀다. 올해 판매 순위는 1월 BMW-벤츠-제네시스에서 2월 BMW-제네시스-벤츠로, 3월에는 벤츠-제네시스-BMW로 바뀌며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특히 올해 들어 1월 1,559대, 2월 2,532대, 3월 3,197대로 판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서 조만간 차급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의 급부상 이유로 '럭셔리 브랜드 효과'를 꼽고 있다. 지금까지 제네시스에 대해 '성능 좋고 경쟁력 있는 차'라고만 생각해 왔던 미국 소비자들이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이후 '벤츠나 BMW와 함께 고려해 볼 만한 고급차'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차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유럽 프리미엄 모델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며 "하반기 EQ900(해외명 G90)이 미국 시장에 투입되고 제네시스의 차명도 G80으로 변경되면 제네시스 돌풍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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