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때 아닌 ‘차기 여당 사무총장 내정설’이 떠돌고 있습니다. 4ㆍ13 총선의 선거전이 한창인데 어찌된 일일까요?
내정설의 최초 유포자는 다름 아닌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무성 대표입니다. 낙동강벨트 사수를 위한 부산ㆍ경남(PK) 구원등판 둘째 날인 4일 김 대표는 경남 창원성산에 출마한 강기윤 후보 지원유세에서 “강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 사무총장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으로 총선에서 살아 돌아오면 ‘사무총장이 될 사람’은 4명으로 늘었습니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3일 연속으로 이성헌(서울 서대문갑), 박종희(경기 수원갑), 이학재(인천 서구갑) 후보 지원유세에서 “이들이 당선되면 사무총장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또 앞서 권영세(서울 영등포을) 후보 지원유세에서는 “4선으로 당선되면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나 당대표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의 ‘감투 공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4ㆍ29 재보선 당시 신상진 안상수 오신환 후보에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배정을 약속했고, 실제로 선거 뒤 세 의원 모두 예결위 배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김 대표가 감투 공약을 지키기 힘들어 보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에게 사무총장직을 제안해 ‘교통정리’가 힘들어서일까요? 그보다는 대표 스스로가 이번 총선이 끝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감투 공약이 하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강기윤 후보 유세에서 “(노동자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런 사람이 노동부 장관이 돼야 한다”고도 말했는데요, 김 대표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실현 가능한 약속입니다. 전날 본인 지역구인 부산 중구 국제시장에서 “더 큰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냐”며 사실상 대권 도전을 암시한 이후 나온 발언이라 더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
창원=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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