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밤 10시 지나서 택시를 바로 탈 수 있는 곳은 도담동 밖에 없을 걸요.”
지난 달 30일 오후 7시 무렵 찾은 세종시 도담동 한 식당은 테이블마다 손님들로 빼곡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손님들이 큰 소리로 건배를 외쳤다. 바로 옆 고깃집도 빈 테이블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 식당에서 30여m 떨어진 편의점 앞 파라솔에선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성 3명이 과자 안주를 놓고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밤 기운이 쌀쌀했지만, 이들은 모자를 눌러쓴 채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요즘 세종시에선 1생활권 도담동이 ‘회식 1순위’ 장소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른바 신도심 대표 먹자골목으로 뜨고 있다. 도담동은 세종시내 여러 상권 가운데 일반적인 회식 코스인 1차(식사와 소주), 2차(맥주), 3차(노래방 등 레저)가 동시에 유일하게 가능한 곳이다. 노래방은 기본이고, 세종시에서 유일한 락볼링장도 이 곳에 있다.
도담동의 상업용지는 2만5,106.8㎡다. 이 곳에는 지난해 말 현재 39개 상가에 706개의 매장이 건축됐고, 입점률은 67.3%(475개)에 이른다. 음식점이 가장 많고, 중개업과 마트, 이미용, 학원, 일반사무실, 커피숍, 병의원 등이 즐비하다. 음식점도 다양하다. 고깃집은 물론, 콩나물국밥, 멸치국수, 칼국수, 호프, 회, 곱창과 막창, 참치 활어, 빈대떡 전문점 등 이 영업 중이다. 엽기떡볶이와 도시락집, 동태찜, 꼼장어, 심지어 중국식 양고기 식당까지 들어서 있다. 물론 복권방도 있다. 복권방에서 만난 한 주민은 “도담동서 2차까지 하고 복권을 사서 나눠 가진 뒤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도담동 먹자골목 거리에서 만난 신도심 모 초등학교 교사 이모(23)씨는 “세종시로 온 지 1년 정도 됐는데 6~7개월 전쯤부터 회식은 대부분 도담동에서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담동도 아직 한계는 있다. 수 십 명이 한꺼번에 회식을 할 만큼 규모가 있는 식당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세종시 외곽의 가든 등에서 1차를 한 뒤 2차를 위해 이 곳을 찾기도 한다. 방축천을 바라보는 바깥쪽 상가는 도담동의 ‘영화’를 상대적으로 덜 누린다. 조망권이 좋긴 하지만 초기에 상가 임대료가 비쌌고, 가게가 아직 입점하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상권이 뜨다보니 식당 종업원들의 기본 임금이 월 2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업주들의 가장 큰 고민은 구인난이다. 한 업주는 “주민 연령대가 젊다 보니 알바를 할 만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또는 육아 부담에서 벗어난 주부 등이 적어 사람 구하는 게 가장 큰 일”이라고 말했다.
도담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도담동은 단지 수에 비해 상가 규모가 다른 신도심 보다 큰 편이고, 저녁 늦게까지 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도 가장 잘 갖췄다”고 말했다.
아직 도담동 만큼 핫하지는 않지만 종촌동 상권도 뜨고 있다. 인구 밀집도(신도시 인구의22.4% 거주)가 높은 이 곳에 신도심에서 유일한 극장과 찜질방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또 정부세종청사 인근 어진동은 점심 식사나 간단한 저녁 식사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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