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를 뛰어넘는 국산 슈퍼 컴퓨터가 개발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산학연 전문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초고성능컴퓨팅사업단을 법인 형태로 설립한 뒤 매년 100억원 안팎의 연구개발비를 10년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컨소시엄을 공모, 9,10월 중 사업단을 선정하고 연내 법인화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법인을 설립해 국가 연구 개발을 수행하는 건 이례적 일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대규모 연구비가 특정 기관으로 쏠리지 않고 전문가들이 10년 동안 슈퍼컴퓨터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이러한 방식을 고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업단의 목표는 2025년까지 30페타플롭(PF) 이상의 처리 속도를 가진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다. 1PF은 소수점 아래 여러 자리가 있는 숫자들의 사칙연산을 초당 1,000조번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세계 최고(2014년 처리속도 기준) 슈퍼컴퓨터인 중국의 ‘톈허-2’가 약 33PF다. 기상관측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 유일의 민관 공용 슈퍼컴퓨터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타키온Ⅱ’는 0.3PF, 국내 기술로 개발된 슈퍼컴퓨터 중 유일하게 세계 500위권에 진입했던 서울대의 ‘천둥’은 0.1PF다. 알파고도 슈퍼컴퓨터 성능으로 치면 0.2PF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우리가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내 초고성능컴퓨팅 시장의 95% 이상을 외국 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줄여나갈 수 있는 개발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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