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에 견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데다가 아파트 매매 거래량마저 줄어들면서 대출 증가세가 확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1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55조3,889억원(이하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제외)으로 작년 연말(349조493억원)보다 4조3,396억원 늘어났다.
이는 작년 1분기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인 7조6,960억원의 56.4%에 불과한 규모다.
올해 1월에는 1조3,308억원, 2월에는 8,46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 들어서는 2조1,628억원이 늘었다.
그러나 3월 증가액도 작년 동기간 순증액(3조4,380억원)보다 1조2,700억원 적은 금액이다.
작년 주택담보대출이 30조원 넘게 급증한 것에 견줘 최근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게 둔화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본격 시행된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대출 심리에 일부 영향을 줬다.
이 대책은 주택 구입용으로 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1년을 넘길 수 없고 초기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나눠 갚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작년부터 은행권의 분할상환이 늘어난 것도 대출 증가세를 둔화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분할상환 비중은 2014년 26.5%에서 지난해 38.9%로 12.4%포인트 늘었다.
차주(대출자)가 원금을 갚아나가는 비율이 높아져 은행으로서는 대출 잔액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매매 거래량도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099건으로, 작년 3월(1만2,975건)보다 5천876건(45.3%) 줄었다.
1분기 전체 거래량도 1만7천513건으로, 작년 1분기(2만8,337건)의 약 62%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거침없이 올랐던 아파트 매매 가격도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부 떨어지기도 했다.
2월 서울 아파트의 4, 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월에 견줘 떨어졌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매매가격 순으로 상위 20~40% 범위에 있는 4분위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월 6억2,694만원에서 2월 6억2,683만원으로 1년3개월 만에 11만원 하락했다.
상위 20%내에 포함되는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도 같은 기간 10억5,489만원에서 10억5,400만원으로 89만원 떨어졌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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