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경제위기 가속화하는 투자ㆍ소비 위축 막을 길 찾아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경제위기 가속화하는 투자ㆍ소비 위축 막을 길 찾아야

입력
2016.04.03 20:00
0 0

경제성장의 핵심축인 기업투자와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징표여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기업투자가 차지한 비중은 29.1%로 1976년(26.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투자 비중은 1987~2011년 30%를 넘었으나, 2012년 20%대로 떨어진 이후 계속 하락했다.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도 49.5%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49.8%) 이후 처음 40%대로 떨어졌다.

투자와 소비는 경제성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기업투자가 감소하면 고용과 가계소득이 감소한다. 결국 소비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고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우리 주력산업은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조선ㆍ철강ㆍ석유화학 분야는 내리막길이고 자동차ㆍ전자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상당수 기업은 돈을 벌어 은행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으로 전락했다. 기술개발이나 인적자원측면에서 첨단제조업이 들어설 토양은 부실하다.

수출도 15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이 와중에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내수를 살려야 한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10년째 3만 달러 벽 앞에 멈춰있다. 청년실업률은 12.5%로 1999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다. 가계부채는 1,200조원을 넘었고, 일자리 부족, 주거비 상승 등은 소비 여력을 갉아먹고 있다. 이 때문에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2012년 51.4%에서 2013년 50.9%, 2014년 50.3% 등으로 계속 하락 중이다.

정부가 돈 보따리를 풀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도 투자와 소비는 올라갈 기미가 없다. 기업들은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 오히려 여유 자금을 비축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말 기업들이 국내 은행에 예금한 잔액은 348조원으로 1년 전보다 8.3%(26조7,000억원) 증가했다. 2014년 증가율(3.4%)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투자와 소비부진은 또다시 경제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 구조개혁을 서두르는 한편, 기업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규제장벽을 걷어내야 한다. 기업들이 신기술개발이나 고부가가치 산업, 서비스산업 등에 빠르고 쉽게 투자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민간 부분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은 기본이고, 기업의 이익이 민간부문으로 빠르게 스며들게 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합리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특히 총선용 선심형 정책을 배격하고,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