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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농약 소주’ 마을 주민, 거짓말탐지기 조사 앞두고 음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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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농약 소주’ 마을 주민, 거짓말탐지기 조사 앞두고 음독 사망

입력
2016.04.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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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이 든 소주를 마시고 2명이 숨지거나 부상한 경북 청송군 현동면 마을회관에서 경찰이 노란 폴리스라인을 쳐 놓고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농약이 든 소주를 마시고 2명이 숨지거나 부상한 경북 청송군 현동면 마을회관에서 경찰이 노란 폴리스라인을 쳐 놓고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청송 농약소주 음독 사망사건이 발생한 마을에서 경찰 조사를 앞둔 주민 A(74)씨가 농약을 마시고 숨졌다. A씨가 유서도 남겨놓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 달 가까이 끈 이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쯤 청송군 현동면 자신의 축사 옆에 쓰러져 있다 이를 발견한 아내(64)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A씨의 아내는 “아침밥을 하고 난 뒤에 남편을 부르러 나가보니 축사 옆에 쓰러져 있었고, 인근에는 음료수 병이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A씨의 혈액과 위 내용물, 음료수 병에서는 맹독성 농약인 메소밀 성분이 검출됐다. A씨는 아내와 같은 마을에 살면서도 10여 년간 2㎞ 정도 떨어진 축사 옆에 집을 짓고 사실상 별거 상태로 살아왔다. 이날도 A씨의 아내가 축사를 찾아와 아침밥을 하던 중 A씨가 농약이 든 음료수를 마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숨진 날 거짓말탐지기 검사가 예정돼 있었다”며 “농약소주 음독사건이 발생하던 날 마을회관에 있던 주민 13명과 가족 모두 수사선상에 놓고 조사를 하던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마을회관 안팎에 폐쇄회로(CC)TV가 없고, 목격자의 증언도 없는데다 폐쇄적인 시골 마을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숨진 A씨의 경우도 아내가 사건 당시 마을회관에 있었기 때문에 수사선상에 올렸을 뿐 용의자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유서도 남기지 않고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정확한 정황은 알 수 없지만 가족과 주민들을 상대로 역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9일 오후 9시40분쯤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마을회관에서 이장 박모(62)씨와 주민 허모(67)씨가 박스 안에 있던 소주 38병 중 메소밀 성분이 든 소주를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박씨는 이튿날인 지난달 10일 숨졌고, 허씨는 같은달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22일 퇴원했으나 지금도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청송=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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