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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아이폰 보안을 풀어주오” 안타까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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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아이폰 보안을 풀어주오” 안타까운 아버지

입력
2016.04.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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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파베르티(오른쪽)가 양자로 입양한 다마와 환하게 웃고 있다. AFP통신
레오나르도 파베르티(오른쪽)가 양자로 입양한 다마와 환하게 웃고 있다. AFP통신

“죽은 아들을 다시 볼 수 있도록 제발 도와주십시오.”

이탈리아 페루자에 사는 레오나르도 파브레티(56)는 최근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게 간절한 소원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아들의 생전 사진이 담긴 아이폰을 열어 보고 싶지만 애플의 보안 시스템이 가로막고 있다는 절박한 하소연이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파브레티는 2007년 에티오피아에서 아내인 로베르타와 봉사활동을 하던 중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던 다마(당시 5세)를 만났다. 파브레티 부부는 다마와 금세 한 가족처럼 친해졌고 고아였던 그를 양자로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자신의 가족이자 아들이 돼 달라고 말했을 때 다마는 얼굴에서 기쁨의 빛을 감추지 않았다고 파브레티는 회상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3년 스키를 타다 사고를 당한 다마는 이후 불치병인 혈관 확장 골육종을 진단받았다. 병원에서 몇 번이고 화학치료와 힘든 수술을 받았지만 소용없었다. 다마는 지난해 9월 병실에서 결국 숨을 거뒀다.

파브레티가 아들의 아이폰을 열기 위해 사방팔방 노력을 하기 시작한 것이 그때부터였다. 다마가 숨지기 6개월 전에 선물한 아이폰에는 생전 가족들의 생활상과 대화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지만 파브레티는 아이폰에 걸린 비밀번호 네 자리를 몰랐기 때문에 아들이 남긴 흔적에 접근할 수 없었다.

파브레티는 결국 지난달 31일 팀 쿡 CEO에게 보낸 편지에 “전원이 꺼져있는 아들의 휴대폰을 볼 때마다 저는 문이 닫혔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들과 함께 했던 추억을 제가 스스로 부인하지 않게 해달라”고 적었다. 하지만 팀 쿡 CEO는 파브레티의 편지에 현재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파브레티는 “FBI를 도와 아이폰 보안을 해킹한 이스라엘 기업 셀브라이트가 최근 아들의 아이폰을 무료로 해킹 해주겠다고 제안해왔다”며 “아이폰에 인질처럼 잡혀있는 아들의 사진과 대화내용, 생각을 담은 메모들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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