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것들에서 벗어나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가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작업하던 작가 8명이 대학로에 모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네덜란드 라익스아카데미 출신 작가 8명의 작품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 ‘관계적 시간’을 서울 혜화동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영국 테이트모던 참여작가 김성환을 포함해 총 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에 소개되는 약 3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작업 세계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작품과 연계된 사진, 레지던시 경험을 포함한 인터뷰 등을 통해 레지던시를 간접 체험할 수도 있다.
2011년부터 2년 동안 네덜란드에서 작업한 오민 작가는 “추상적인 음악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자신의 작품 ‘소나타(2016)’를 소개했다. 그는 “곡의 1주제와 2주제가 엇갈리는 것은 현실에서 선과 악이 대립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음악을 구체화하는 것이 결코 생소한 작업이 아님을 강조했다.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가진 1일 기자 간담회에서 작가들은 “서울에서 작업할 때 다양한 인간관계나 현실적 문제들에 부딪히곤 했는데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진시우 작가는 “아카데미 면접에서 ‘방학이 필요해 이곳에 오고 싶다’고 했는데도 합격했다”는 비화를 밝히며 “많은 지원을 하면서도 작가를 억압하지 않는 분위기가 더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익스아카데미는 2005년부터 예술위와 약정을 체결해 약 2년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다. 프로그램에는 개별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전문 기술 지원 및 어드바이저 시스템 등이 포함돼 참여 작가들은 국제적 성장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
라익스아카데미 관계자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작가들은 국적과 문화권이 다양한 다른 작가들 그리고 각계 각층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예술적 외연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술위는 “개별 작가들의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시회를 구성해 동문끼리 전시한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전시는 4월 1일부터 6월 19일까지 열린다.
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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