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절도범으로 신고한 데 앙심을 품고 전에 일하던 상점 사장을 죽이려 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구의 한 골목에서 마트 사장 A(46)씨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김모(32)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년 전 A씨 마트에서 일하다 600여만원을 훔친 게 적발돼 경찰에 넘겨졌고, 법원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김씨를 신고한 것은 A씨였다. 하지만 김씨는 벌금을 낼 돈이 없어 최근까지 지명수배자 신세였다. A씨의 신고로 취업 길이 막혔다고 생각한 김씨는 화가 나 A씨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범행 당일 오전 4시쯤 김씨는 A씨 집 앞에서 모자와 마스크, 장갑을 착용하고 둔기를 손에 든 채 기다렸다. A씨가 새벽시장을 가려고 집에서 나오자 인적 없는 골목길까지 따라간 뒤 둔기로 수 차례 내리쳤다. A씨는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김씨는 범행 직후 골목에 마스크 등 범행도구를 버리고 택시를 이용해 도주했지만 범행 장소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혀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최근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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