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임 국회의장에 여성인 응웬 티 킴 응언(61) 국회 부의장이 선출됐다. 베트남 서열 4위인 국회의장에 여성이 오른 것은 공산당 창당 86년 만에 처음이다.
31일 AFP 통신에 따르면 응언 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 481명 중 472명의 찬성표를 얻어 국회의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아울러 467명의 동의로 국가선거위원회 의장으로도 선임됐다. 베트남 지도부의 이른바 ‘빅4’인 공산당 서기장,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에 여성이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무부 차관, 무역부 차관, 노동보훈사회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응언 신임 국회의장은 개방적인 성격으로 대외 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가 베트남 남부 메콩강 유역의 벤 째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적 안배’라는 해석도 있다. 부 쫑 미국 오레곤주립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빅4 지도부 중 다른 3명은 베트남 북부, 중부 지역 출신”이라며 “남부 출신인 그녀의 기용은 지역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선택으로 획기적인 변화는 아니다”라고 미국 국제방송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말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 국회는 국가 지도부 구성을 앞당기고 있다. 애초 국회는 5월 총선을 치른 후 7월 국가주석과 총리, 국회의장을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예정보다 3개월 앞서 국회의장을 선출했다. 국회는 또 5월 중으로 쩐 다이 꽝(59) 공안부 장관을 신임 주석으로, 응웬 쑤언 푹(61) 부총리를 신임 총리로 선임할 계획이다. 서열 1위인 응웬 푸 쫑(71) 서기장은 지난 1월 전당대회에서 연임됐다.
베트남의 국가 지도부 구성을 앞당기는 것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5월 베트남 방문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베트남 지도부와 남중국해를 둘러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이 주도하고 베트남도 가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베트남 국회는 신임 지도부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