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3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31일 0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대표들이 일제히 서울 동대문 일대에 모였습니다. 여야 3당 모두 첫 선거운동 장소로 이곳을 택한 겁니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동대문 상가를 방문, 본격 선거지원에 돌입했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동대문의 재래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났습니다.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는 동대문에서 가까운 종로구 세운상가의 청년창업 공간을 방문했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선거 운동 첫 장소로 강남 등에 비해 인구 수가 적은 동대문 일대를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동대문 시장은 새벽에 더 활기를 띠어 0시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국방방 곡곡에서 온 다양한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상인 등 서민들의 유동인구가 많아 ‘밑바닥 민심’을 훑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죠. 서민층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더민주의 경우 동대문 상가가 위치한 ‘중구’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당의 전통이라고 합니다.
반면 그 동안 서울 송파(19대) 충청(18대) 등 당시 총선의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해온 새누리당은 더민주의 경제공세에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동대문 전쟁’에 뛰어들었다고 전해집니다. “한밤 중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시민을 만나기 위해 동대문 상가를 선택했다”는 김무성 대표의 현장 발언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정당’임을 강조하는 새누리당의 전략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또 지리적으로도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 가까워 전국의 중심에서부터 총선 세몰이를 해나가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국민의당이 택한 종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종로는 윤보선과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지낸 ‘대통령의 산실’입니다. 선거운동 장소 하나에도 총선을 앞두고 절박한 각 당의 심정이 드러나는 듯 합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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