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춘삼월 연예계 대표 어르신 송해, 김영옥, 김용건의 마음에도 봄 꽃이 활짝 폈다. 봄바람 휘날리며 이태원 거리를 걸었고, 랩 가사를 뱉으며 SNS 계정에 일상을 올렸다. 흘러간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트렌드를 받아들이며 멋지게 소화했다.
내 이름은 MC구순
올해로 아흔 살이 된 송해. 절세미인 오드리 헵번보다 두 살이 많고, 혁명가 체 게바라 보다 한 살 많은 형이다. 믿기 힘든 세월을 견딘 송해는 정정한 모습으로 감사와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KBS2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 보이는 예능감은 후배 예능인들을 긴장시킨다. 'MC구순'이라는 예명을 얻은 송해는 요즘 유행하는 항공점퍼와 스냅백,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힙합식 인사를 건넸다. 스웨그를 뽐내고 그루브를 타며 이태원 거리를 걸었다. 기세를 몰아 랩으로 광고도 찍었다. 코스프레에도 도전했다. 온 몸을 파랗게 칠하고 똘똘이 스머프로 변신했다. 송해는 나이를 잊은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할미넴의 탄생
"이런 시베리아 개나리"
중년배우 김영옥은 차진 욕으로 '할미넴'(할머니+래퍼 에미넴)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진짜 래퍼가 됐다. 김영옥은 JTBC '힙합의 민족'에서 랩 경연을 벌인다. 4월 1일 만우절에 거짓말 같은 무대로 화려한 랩 신고식을 치른다.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김영옥은 힙합 리듬에 몸을 맡겼다. 그녀가 가는 곳이 곧 클럽이 됐을 정도로 뜨거운 열정을 내비쳤다. 포토타임에서는 손을 번쩍 들고 포효하는 등 우승에 대한 야욕을 강하게 내비쳤다. "여든 살에 힙합가수로 등용했다. 놀다 가래서 왔다가 힘들어 죽겠다. 랩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더라. 하지만 최종 우승상금으로 걸린 다이아몬드를 꼭 탈 것이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칠순의 그루밍남
71세 김용건은 그루밍족(외모에 투자하는 남자들)의 대표다. '프레타 포르테 부산' 홍보대사 이력을 겸비한 자타공인 패셔니스타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예술을 사랑하고 패션잡지를 즐겨보는 영락없는 2030 세대의 일상을 보여줬다. 여기에 깔끔한 자기관리로 남자들의 롤모델이자, 여자들의 이상형에 등극했다. 색깔과 종류 별로 정리된 옷과 완벽하게 손질된 구두를 고르는 모습은 가히 '패션 장인'이라 부를 만 하다. 김용건의 남다른 패션센스는 SNS 계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케줄이 있건 없건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패션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김용건은 요즘 유행하는 '아재개그'(아저씨들 말장난) 원조다. "며느리들 고맙다"라며 삼천며느리(하정우의 여성팬들)를 향한 센스 있는 글도 달며 소통하는 어르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KBS2 '나를 돌아봐'(송해), 한국스포츠경제DB(김영옥), 김용건 인스타그램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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