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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與 압승 막을 책임... 단일화 지연은 안철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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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與 압승 막을 책임... 단일화 지연은 안철수 탓"

입력
2016.03.31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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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 나 반대하는 정치인 많을 뿐, 선거 도움 요청 오면 갈 것

정체성 충실했는지 반성 필요, 김종인 대표와 갈등은 없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0일 포항 죽도 시장을 찾아 오중기 후보(포항북)와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0일 포항 죽도 시장을 찾아 오중기 후보(포항북)와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30일 “모든 야권 세력은 4ㆍ13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압승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기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지 못한다면 저는 무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대구, 경북 지역 더민주 후보 지원을 위해 이동하는 문 전 대표를 동승 인터뷰했다. 1월 ‘백의종군(白衣從軍)’ 선언과 함께 대표 사퇴 후 3개월 가까이 경남 양산 칩거 이후 최근 정치를 재개한 그는 먼저 후보 단일화 얘기부터 꺼냈다. “야권 지지자 대다수는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이겨 달라고 갈망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단일화 협상이 더딘 이유를 묻자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 대표의 아집 때문”이라며 “중앙당이 후보들 단일화 논의를 적극 도와도 모자랄 판에 제명ㆍ징계 한다는 안 공동 대표가 결정적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권을 쪼개 또 다른 야당을 만드는 것은 야권 분열과 새누리당의 독주 체제 공고화라는 결과밖에 더 있느냐”며 “야권 분열을 통해 건전한 3당을 만들겠다는 (안 공동 대표의) 시도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이나 정의당 측에서는 ‘왜 우리는 더민주에 양보만 하라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역구를 나눠 갖는 예전 방식의 후보 단일화는 유권자에게 감동을 줄 수 없고 효과도 제한적”이라면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야권 대표 선수가 돼야 한다. 울산 북구, 동구 더민주 후보가 양보할 수 있었던 것도 상대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에게 지난해 이번 총선에 정치적 운명을 걸겠다고 한 발언은 아직도 유효했다. 문 전 대표는 “우리당의 총선 성적이 나쁘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경제 실패, 민생 파탄의 절망적 상황이 이어진다면 저는 정치인으로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기준을 묻자 “야권이 힘을 합쳐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151석) 확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우리당은 최소 현재 의석은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시했다. 이날 현재 더민주의 의석수는 102석이다. 그의 한 측근 인사는 “정치적 책임의 수위가 정계 은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석했다.

2주 전부터 본격적으로 후보 지원에 나선 문 전 대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철저히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짜고 있다. 실제로 그는 전날 충남 당진-서산-홍성-논산에 이어 이날 대구-경북 포항-경주-울산을 혈혈단신으로 움직였다. 그는 “지도부가 모든 지역을 다 감당하기 쉽지 않아 그런 지역을 도울 뿐 안철수, 김한길 공동 대표 시절 치렀던 2014년 지방 선거 때도 그렇게 했다”라며 “31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유세 시간에 (지도부와) 함께 하는 것이 선거 승리에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일부에서는 문 전 대표가 호남 지원 유세는 자제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그는 “호남 민심에 실망 드린 점을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며 호남의 지지를 얻어나가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호남 민심이 저를 반대한다기 보다는 호남에 저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많이 있을 뿐이며 선거에 도움이 되고 요청이 온다면 어디든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김종인 대표와 문 전 대표가 당 정체성을 두고 각을 세우고 있다며 향후 당 운영의 주도권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 대표는 인터뷰 내내 김 대표에 대해 최대한 예우를 갖추고 신경을 쓰려 했다.

그는 “더민주는 중도개혁정당이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생제일주의 정당”이라며 “핵심은 좌(左)냐 우(右)냐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더 아래로 내려가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제대로 챙기고 정체성에 충실했느냐를 통렬히 반성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와 제 생각은 같지만 관점에 따라 다르게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며 “둘 사이의 갈등이 없는데도 있다고 말하는 분들은 그랬으면 하는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총선 후 탈당 의원들의 복당에 대해서는 “대구에 무소속 출마한 홍의락 의원 등 당을 떠난 분들 모두 다시 함께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본다”며 “국민의당으로 간 분들이 탈당 명분으로 내세웠던 친노패권주의도 시스템 공천을 통해 거의 소멸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당 대표 때보다 높은 수치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김종인 대표가 당을 잘 이끌어 주시고 더민주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내년 대선에 다시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총선이 끝나봐야 대선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런 그는 전날 충남을 찾아 “충남에서 더민주 후보들이 많이 당선돼야 안희정 충남지사가 강력한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발언의 배경을 묻자 문 전 대표는 “안 지사는 충청대망론의 지지를 얻는 우리당 잠재적 대권 주자”라며 “박원순 서울시장, 안 지사 그리고 호남 지역의 또 다른 기대주가 빨리 성장해 그들과 경쟁하는 것이 대선 승리를 위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자신 역시 경쟁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도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에 대해선 ‘경제 선거’로 규정했다. 그는 “역사상 최초로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더 살기 힘들어지는 지경에 이르렀을 만큼 경제와 민생은 절망적”이라며 “새누리당 정권 8년의 결과가 소득 불평등 세계 최악이라는 점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조차 수긍하고 있고 박근혜 정부는 해법마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이슈를 중심에 놓고 끈질기게 문제 제기하는 더민주의 시도가 유권자에게 호소력을 가진다는 것은 새누리당이 강봉균 전 의원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영입해 이를 견제하려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총선을 앞두고 선거판을 흔들겠다고 무모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경고도 했다. 또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북의 도발을 선거용 북풍(北風)으로 이용해 종북물이를 하려 한다면 그 역시 국민들의 무서운 정치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TK지역 지원유세 차량 동승 인터뷰 전문

대구ㆍ포항=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박진만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학 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0일 대구에 이어 경북 포항의 더민주 후보 지원 활동을 위해 이동하는 차량에서 본보 박상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인 의원실 제공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0일 대구에 이어 경북 포항의 더민주 후보 지원 활동을 위해 이동하는 차량에서 본보 박상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인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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