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자동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지난해 9월 세계 자동차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폭스바겐이 이번에는 클린(청정) 디젤 차량을 선전하는 허위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로 최대 150억 달러(약 17조 2,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배출가스 조작으로 미 정부 등으로부터 최대 200억 달러 가량의 벌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폭스바겐이 거듭 재정적 치명타를 맞게 된 것이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디젤차 허위 광고로 초래된 소비자 피해를 배상하라며 폭스바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FTC는 2009년 이후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진행한 ‘클린 디젤’광고로 자사 디젤차가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차량이라는 거짓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했다고 판단했다. FTC는 이번 소송을 통해 폭스바겐이 6년 동안 허위광고로 취한 부당이득을 소비자에게 배상을 통해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광고는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 등 스포츠 TV프로그램, 소셜미디어, 일간지 등에 노출되어 수많은 자동차 소비자들에 영향을 끼쳤다. 에디스 라미레즈 FTC의장은 “폭스바겐의 광고는 수년간 자사 차량이 청정디젤이라고 선전해왔다”라며 “이제 소송을 통해 폭스바겐의 거짓에 속아 차를 산 소비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FTC의 손해배상 청구대상은 2009년부터 미국에서 팔린 폭스바겐 차량 중 배출가스 조작 장치가 장착된 55만여대로 추산된다. 미 법무부의 앞선 소송 사례로 비춰볼 때 FTC의 소송에서도 디젤차량 가격을 대당 평균 2만8,000달러로 가늠한다면 승소 시 폭스바겐은 최대 150억 달러를 배상하게 된다고 FT는 내다봤다. 신문은 투자은행 UBS의 분석을 토대로 “이밖에 여러 소송에 휘말린 폭스바겐은 모두 380억 유로(약 49조3,700억원)를 치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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