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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편 잡지 속 수상한 봉투.. 정체는 세계 첫 발견 신종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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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편 잡지 속 수상한 봉투.. 정체는 세계 첫 발견 신종마약

입력
2016.03.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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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애피낙’(APINAC) 발견

“적발 피하려 화학구조 바꾸는 게 마약제조 추세”

잡지책 사이에 끼워져 중국에서 국내로 반입된 합성대마 유사물질. 인천본부세관 제공
잡지책 사이에 끼워져 중국에서 국내로 반입된 합성대마 유사물질. 인천본부세관 제공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국제우편세관. 각국에서 온 우편물들을 엑스레이 기계로 검사하던 직원의 눈에 한 우편물이 포착됐다. 책은 전 페이지가 두께가 동일하기 때문에 엑스레이로 보이는 책의 색깔도 균등해야 하는데, 가운데 부분만 색깔이 조금 달랐다. 발송지인 중국 주소와 글씨체도 의심스러웠다. 우편봉투를 열어보니 두꺼운 잡지책 중간 몇 장의 종이 가운데 부분이 오려져 있었고, 흰색 가루가 담긴 납작한 봉투가 들어있었다. 이에 직원들은 마약류로 의심돼 인천본부세관의 분석관실로 보냈다. 세관의 1차 분석 결과 이 백색 가루는 기존 합성대마와 유사한 구조였지만, 정확히 규명할 수는 없었다.

인천본부세관은 이 물질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안전평가원) 첨단분석팀에 의뢰했다. 분석결과, 이 물질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합성대마의 일종인 JWH-018와 유사한 물질이었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적 없는 물질이었다. 합성대마란 대마 잎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지만 화학물질을 합성해 대마를 했을 때와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한 마약이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화학식대로 합성대마를 만들면 세관 등에서 쉽게 적발되므로 화학구조를 조금 변형시킨 ‘신종 마약’이었던 것이다. 안전평가원은 이 물질의 화학구조를 규명하고 ‘애피낙’(APINAC)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물질에 대해 세계 최초로 학계에 보고도 했다. 백선영 안전평가원 과장은 “화학구조를 조금 바꿔서 마약의 효과는 유지하되, 검사 및 분석망에서는 안 걸리게끔 하는 것이 요즘 마약제조업계의 추세”라며 “화학약품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일반 대마보다 훨씬 독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내에 반입된 말린 차 잎에서도 합성대마 JWH-018의 또 다른 유사물질(MDMB-FUBINACA)이 발견됐다. 이 유사물질은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처음 검출돼 학계에 보고된 물질로, 국내에서는 처음 발견됐다. 이 물질은 대마보다 환각작용이 약 70배 정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선영 과장은 “신종 마약을 학계에 보고하면 이 물질이 마약으로 등록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며 “안전평가원은 검찰청 경찰청 관세청 등과 긴밀히 협력해 신종 불법물질의 국내 유입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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