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銀 “특별퇴직 비용 4943억 탓”
국부유출 논란 속 올해 배당 ‘0’
씨티은행은 배당성향 50% 돌파
매년 고액 배당으로 글로벌 본사에 수익의 상당부분을 송금해 논란을 빚었던 두 외국계 은행의 희비가 엇갈렸다. 작년 대규모 이익을 낸 한국씨티은행은 배당비율을 한층 더 높인 반면, 막대한 손실을 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본사에 한 푼도 송금하지 못했다.
두 은행은 30일 나란히 주주총회를 갖고 지난해 결산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씨티은행은 지난해 2014년(1,156억원)보다 2배 가까이(95.3%) 증가한 2,2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저금리 여파로 순이자마진(NIMㆍ2.41%)이 줄면서 연간 이자수익(1조1,122억원)이 전년 대비 11.8% 줄고 비이자수익(640억원)은 더 크게(39.4%) 감소했지만, 기타 영업이익은 504억원으로 367억원 증가했다.
씨티은행은 특히 2014년 대규모 구조조정의 효과로 판매ㆍ관리비가 전년보다 23.3% 줄어든 8,303억원으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반면 SC은행은 지난해 2,858억원의 역대 최대 적자(당기순손실)를 냈다. 지난해 12월 961명을 대거 희망퇴직 시키면서 지출한 특별퇴직 비용(4,943억원)이 반영된 결과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SC은행은 “영업손익 기준으로 4,13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특별퇴직 비용을 제외하면 80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두 외국계은행의 수익처럼 배당 수준도 극과 극으로 갈렸다. 두 은행은 거의 100%에 가까운 지분을 본사(씨티그룹ㆍSC그룹)가 갖고 있어 배당액 전체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씨티은행은 이날 주총에서 1,162억원(주당 365원)의 배당금을 확정, 배당성향(수익 중 현금배당 비율) 51.5%를 기록했다. 씨티은행의 배당성향은 2012년(42.0%) 이후 매년 상승 추세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2015년 배당금은 감독당국과 협의를 거쳐 실제 배당 여력보다 적은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2011년(83.3%)과 2014년(279.3%) 기록적인 배당을 해 ‘국부 유출’ 논란까지 빚었던 SC은행은 엄청난 적자 탓인지 올해는 배당금 제로(0)를 기록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