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카이돔/사진=넥센
2016 프로야구에서는 '구장'도 볼 거리가 된다. 올 시즌에는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새롭게 문을 연다.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새 구장이지만 선수들에게는 아직 '낯선' 공간이다. 올해 프로야구의 변수 중 하나가 새 구장인 이유다.
◇고척스카이돔, 뜬공이 어디갔지
올 시즌부터 넥센이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고척돔에서 경기를 치른 외야수들은 "뜬공이 사라진다"고 입을 모은다. 하얀색 천장에 회색의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돼 있어 공이 높이 떴을 때 공과 천장이 쉽게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척돔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도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놓치는 외야수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고척돔의 '뜬공 주의보'는 외야수들의 훈련 방법까지 바꿀 것으로 보인다. 보통 외야수들은 타구의 낙하 지점을 파악해 뛰어간 다음 고개를 들어 뜬공을 잡는다. 하지만 고척돔에서는 공을 보지 않고 뛰다 고개를 들었을 때 공의 위치를 찾기가 힘들다. 삼성 외야수 최형우는 "(뜬공이 안 보이는 현상이)익숙해질 것 같지가 않다. 훈련하는 방법을 바꿔서 공을 보면서 계속 뛰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 외야수 고종욱 역시 "공이 떴을 때 공을 계속 보면서 뛰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공을 보면서 뛰면 탄력이 안 붙어서 스피드가 안 나오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 구장과 달리 더 집중을 해야 하는 부분인 만큼 홈팀의 이점이 작용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넥센 서건창은 "처음 훈련했을 때보다 선수들이 새 구장에 편해지고 있다. 계속 뛰다 보니 적응이 되는 것 같다"며 "원정팀은 고척돔에서 자주 뛰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이 고척돔을 홈으로 쓰는 우리 팀에게는 이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시범경기에서 미리 고척돔을 밟아보지 못한 팀들은 걱정이 크다. 조범현 kt 감독은 "고척돔에 가면 경기 전에 방망이는 안 치고 뜬공 받는 연습만 해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입맛을 다셨다.
▲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사진=삼성
◇ 라이온즈파크, '홈런 펑펑' 쏟아질까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가장 큰 특징은 직선으로 된 외야 펜스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외야 펜스에 각이 져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다는 느낌이 든다. 홈런이 많이 나올 것 같고 투수에게 불리할 것 같다"고 경계하고 있다. 새 구장에서 치러진 시범 5경기에서는 9개의 홈런이 나왔다.
새 구장의 좌·우중간의 외야 펜스는 홈플레이트로부터 110m로 거리가 가깝다. 파울 지역도 거의 없기 때문에 투수들에게는 더 힘든 조건의 구장이다. 라이온즈파크에서 경기를 치러본 양상문 LG 감독은 "한 이닝에 4~5점은 쉽게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점수 차가 많이 나면 경기 후반 도루를 하지 않는다는 등의 야구 불문율이 대구 새 구장에서는 허용이 안 되지 않을까. 대량 득점으로 역전도 꽤 나올 것이다. 점수를 낼 때 다 내야 하기 때문에 서로 기존 불문율에 대해서도 서로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타자친화적인 구장인 만큼 빅이닝에 대한 경계를 계속해서 늦출 수가 없다는 뜻이다.
류중일 감독은 "한 시즌을 치러보고 대각선 펜스 부분으로 홈런이 과도하게 많이 나오는 등 계속 문제가 된다면 펜스를 더 높이는 등의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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