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재테크 통장’으로 기대를 모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 보름 만에 100만 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3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전체 ISA 가입자 수는 전날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14일 ISA가 출시된 날로부터 꼭 보름 만이다. 영업일 기준으로는 ‘100만 고지’를 밟는 데 12일이 걸렸다.
금융당국 공식 통계로는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ISA 가입자와 가입 금액이 각각 92만6,103명, 5,192억원이다. 이후 영업일인 28~29일 이틀간 10만 명가량이 추가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ISA 출시 후 첫 한 주(3월 14~18일) 동안에는 하루 평균 가입자가 13만1,000여 명에 달했다. 2주 차(21~25일)에 들어서는 일평균 가입자가 5만3,000여 명으로 줄어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진 양상이다.
같은 비과세 상품인 재형저축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판 보름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자 금융권에서는 ISA가 초기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3년 다시 출시돼 인기를 끈 재형저축에는 첫 12영업일 동안 약 119만 명이 가입했다. 그러나 예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을 담는다는 점에서 ISA는 기존의 세제 적격 상품과 개념이 완전히 다른 상품이다. 이 때문에 초기에 가입을 망설이는 분위기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첫 보름치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과당 판매경쟁 속에서 이뤄질 수 있는 불완전 판매가 문제로 거론된다. 일부 은행들은 초기부터 직원별로 유치목표 계좌를 100~200개로 정하고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렸다. 이런 탓에 은행권을 중심으로 잔고가 1만원 이하인 깡통 수준의 계좌가 적지 않게 개설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ISA에 담는 고위험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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