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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학 학생부 전형, 고교교육 정상화에 긍정적

입력
2016.03.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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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활동과 더불어 비교과 활동을 종합적으로 정성 평가하는 대학입시전형이다.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이제 3년이라 공과를 판단하기에는 좀 이르지만 최근의 입시결과를 살펴보면 학생부종합전형이 ‘미래인재의 양성’과 ‘고등교육의 균등한 기회 제공’이라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학생부종합전형은 입학생의 ‘소득계층 다양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경희대 입학전형연구센터에서 2015학년도 경희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저소득층 대상 위주의 국가장학금 수혜율은 학생부종합전형(정원 내) 입학생이 44.9%로 가장 높고, 논술전형 27.7%, 수능전형이 20.6%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한 선발이 보다 고른 입학기회를 제공하여 소득계층 간 고등교육 기회의 불균등을 해소하는데 기여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고교생들이 선발됨으로써 ‘지역간 불균형의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경희대의 조사에 따르면 학생부종합전형 입학생 중 수도권 출신이 48.4%로 수도권 인구비율 49.5%보다 적은 수치이다. 반면에 논술전형 입학은 77.3%, 수능전형 입학생은 61.8%가 수도권 출신이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수도권 고교생에 편중되지 않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활동과 더불어 비교과 활동을 종합 평가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발전과 번영에 필요한 미래인재 선발에 기여한다. 중ㆍ고교의 교과수업과 연계된 다양한 비교과 활동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인성 함양에 아주 중요한 교육과정의 일부이다. 이제 세계는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는 로봇이 단순기술이 필요한 직업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위해 학생들에게 단순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기보다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이런 능력은 학교교육을 통해서 길러지며, 특히 중ㆍ고교에서 자기주도적 교과활동과 더불어 독서, 체험활동,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배양된다. 최근 초미의 관심사였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개발책임자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학창시절 특별활동 수업에 열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긍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각에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특목고나 특정지역에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경희대의 사례와 같이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보다 다양한 지역과 계층의 학생들이 선발되고 있다. 이 전형은 특정고교나 특정지역에 유리한 전형이라기보다 우수한 교과활동과 이와 연계된 비교과 활동을 균형적으로 내실 있게 수행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또 하나의 비판은 평가기준이 애매해서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시각이다. 많은 대학들이 지난 8년 동안 입학사정관전형과 이를 계승한 학생부종합전형을 시행하면서 평가기준과 사례들을 수험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적극 설명하고 평가의 전문성을 높이는 등 공정한 평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매년 여러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해온 것은 이러한 다년간의 평가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었기에 가능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일각의 비판은 이 전형의 전반적인 긍정적 성과는 간과하고 부분적 현상만 바라본 것이다.

최근 대학입시가 학생부 위주 전형 중심으로 정착되고 있다. 이는 고교교육이 공교육 중심으로 제 모습을 찾아가는데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이 매년 확대됨에 따라 교과수업을 혁신하고 교내 비교과 활동을 다양화, 내실화하는 노력들이 여러 고교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미래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공교육이 마땅히 나아갈 바이고 우리 모두가 지향하는 ‘고교교육 정상화’의 본질인 것이다.

김 현 경희대 입학처장ㆍ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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