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한국식품포럼커뮤니케이션포럼 간담회서 주장
식이섬유를 과다 섭취하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들인 철, 아연, 칼슘 등 미네랄과 지용성 비타민(A, D, E, K 등) 지용성 비타민 흡수가 떨어져 영양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영유아와 어린이가 과도하게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칼슘의 체내 흡수가 감소해 성장이 더뎌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28일 (사)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식이섬유는 인체의 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성 성분으로, 물에 잘 녹는 수용성과 물에 잘 녹지 않는 불용성으로 나뉜다. 과육, 귀리, 해조류 등은 대표적인 수용성 식이섬유이고, 전곡류, 채소 등은 불용성 식이섬유다.
식품 관련 전문가들 설명에 따르면 수용성 식이섬유는 적당량 섭취하면 식후 포만감을 안겨 주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포도당을 흡수하는 작용으로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지방까지 흡수, 혈중 콜레스테롤도 감소시킬 수 있다. 불용성 식이섬유의 경우 체내에 흡수되면 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에 도달해 변 부피를 늘려 배변 활동을 촉진한다.
문제는 과도한 섭취량이다. 김 교수는 “과도하게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미네랄과 지용성 비타민을 식이섬유가 흡수해 이들 영양소의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면서 “어린이의 경우 포만감 유지가 지속돼 다른 영양소 섭취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식이섬유 영양섭취기준(단위, g/일)
자료: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개정판
어린이가 과도하게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소아청소년 전문의들은 “부모들이 몸에 좋다고 과일, 곡류, 잡곡류 등을 과하게 먹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복통이 유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1~2세의 경우 하루 식이섬유 충분섭취량은 10g 정도”라면서 “6~18세에서는 20~25g 정도 식이섬유를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고했다.
식이섬유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인식도 재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교수는 “일부 점성이 높은 수용성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지만 식이섬유 섭취와 체중감소와 관련 일관성 있는 결과가 부족하다”면서 “식이섬유를 다이어트 약으로 인식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식이섬유를 과다 섭취하고 물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거꾸로 변비와 치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불용성 식이섬유의 과도한 섭취는 섭취는 변비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 또 대장벽이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 모양으로 튀어나온 게실염을 앓고 있다면 식이섬유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게실에 껍질이나 씨앗 같은 음식물이 들어가면 게실염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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