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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뉴질랜드 유학파’가 뜬다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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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뉴질랜드 유학파’가 뜬다는 데…

입력
2016.03.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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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LPGA제공
리디아 고. LPGA제공
조정민. KLPGA 제공
조정민. KLPGA 제공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ㆍ한국명 고보경)와 조정민(22ㆍ문영그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각각 우승했다는 것 외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뉴질랜드에서 골프를 배웠다는 점이다.

조정민은 27일 끝난 KLPGA ‘더 달랏 at 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후 “(고)보경이가 우승할 때마다 축하해줬는데 이제는 보경이에게 내 자랑을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에서 청소년 국가대표로 같이 활동했고 친하게 지냈다”면서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길 바란다”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뉴질랜드 골프 유학파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새롭게 일어난 현상은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뉴질랜드 유학파’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미국 투어를 제패하면서 뉴질랜드 골프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박원 JTBC 골프해설위원은 29일 본보와 통화에서 “뉴질랜드는 선수들의 국적에 관계 없이 좋은 골프 환경을 제공해줘 그들이 마음껏 실력을 닦을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어 “뉴질랜드는 심지어 외국선수들에게도 국가대표팀 문호를 개방한다”며 “우리나라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만큼 어렵지는 않지만,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KLPGA 투어 선수들 가운데 조정민과 안신애(26ㆍ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와 김다나(27ㆍ문영그룹), 김보배(29), 이다솜(27ㆍ한화) 등은 어린 시절 뉴질랜드에서 골프 국가대표를 지냈다.

뉴질랜드 골프 유학파 출신인 안신애는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1990년대에 뉴질랜드로 이민 가신 작은아버지 댁에 놀러 갔다가 부모님께서 ‘골프 환경이 좋으니 여기서 골프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시는 바람에 현지에서 골프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는 학교에 나가지 않으면 학점을 받을 수 없다. 학교수업을 열심히 들으면서 골프를 배웠다”고 학업과 골프의 병행을 강조하는 현지 교육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안신애는 “리디아 고는 항상 같이 훈련했던 동생이었다. 나한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봤고, 나도 알려주고 그랬다”며 유학시절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한국인의 뉴질랜드 골프 유학은 2000년을 전후한 시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크게 유행했다. 당시 골프 유학을 갔던 주니어 골퍼들의 일부는 오늘날 각 투어를 호령하는 선수가 됐다. 뉴질랜드는 기후 등 자연환경이 골프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골프장 접근성도 상당히 좋을뿐더러 주니어 골퍼들이 골프장을 이용하는 데도 부담이 없다. 비용이 크게 들지 않기 때문이다. 무료 레슨이나 무료 라운드도 존재한다. 뉴질랜드는 그린피도 저렴해 골프를 좋아하는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뉴질랜드는 골프를 하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여건인 데다,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과 동기부여 정책이 있고 천혜의 자연환경 등이 어우러져 ‘골프 유학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뉴질랜드 국적을 획득한 리디아 고가 “골프백에 뉴질랜드 국기를 새기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한 이유를 한국 골프계도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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