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사이 1만여대 늘어 공급과잉
과당경쟁에 예약률도 낮아 악순환
허가 절차 강화 등 대책 마련 필요
제주지역에서 영업 중인 렌터카 업체 수가 100여 곳에 이르고, 차량대수도 3만대를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은 공급과잉에 따른 과도한 가격할인으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렌터카 업체 수는 2012년 69곳, 2013년 63곳, 2014년 76곳, 지난해 93곳, 올들어 29일 현재까지 99곳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체가 늘어나면서 도내 렌터카 차량 수도 2012년 1만5,605대, 2013년 1만6,423대, 2014년 2만720대, 지난해 2만6,338대, 올 들어 현재 2만7,150대로 집계됐다. 불과 4년 사이 74%(1만1545대)나 급증한 것이다.
렌터카 급증은 가격할인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렌터카 가격 비교사이트에 따르면 ‘K5’와 ‘YF소나타’와 같은 중형차의 1일 대여료는 1만7,500원(보험료 제외)에 불과하다. 기존 가격인 12만5,000원에 비해 86%나 할인된 가격이다.
특히 일부 소셜커머스에서는 ‘레이’의 1일 대여료를 커피 한잔 값도 되지 않는 1,820원(보험료 제외)에 판매하는 등 출혈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봄철 관광 성수기를 맞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3만5,000여명에 이르고 있지만 렌터카 공급과잉으로 인해 예약률은 40%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과도한 가격 할인 경쟁으로 렌터카 시장질서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도 혼선을 빚거나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면서 제주 관광 이미지를 흐리는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도내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력이 떨어지는 일부 업체들은 싼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면서 가격파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영업 신고만 하면 누구나 렌터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현재의 무분별한 허가 절차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총량제 도입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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