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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작곡가 류재준…정부 지원 사업서 석연찮은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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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작곡가 류재준…정부 지원 사업서 석연찮은 배제

입력
2016.03.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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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류재준씨.
작곡가 류재준씨.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정부에 비판적인 작곡가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지원 공모사업 심사에서 탈락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예술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사업에서 각각 우수한 성적을 받고도 탈락한 박근형, 이윤택 연출가에 이어 정부 검열이 클래식 음악계까지 이어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클래식 작곡가 류재준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 예술 지원 비리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서울국제음악제가 올해 실시한 예술위 ‘공연예술행사지원’ 사업에서 “1차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2차 심사에서 아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담당자가 ‘로비가 문제였다’고 두리뭉실하게 이야기하는 것 외에 정확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이 사업 심사에 참여했던 심사위원과의 대화에서 큰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다. (2차 심사에서)단 2명의 심사위원에게 자신들(예술위)이 선정한 사업 명단과 각 예산지원액을 주며 사인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예술위가 2011년부터 시작한 공연예술 지원사업은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등 4개 분야 공연 중 2년 이상 연례적으로 개최된 40여 건에 대해 1,200만~2억원을 지원한다.

류 작곡가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국제음악제는 “매년 2억~2억5,000만원이 드는 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의 지원을 매년 1억5,000만원씩 받아 개인적인 적자를 감안하고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2009년 시작한 서울국제음악제는 정상급 현대작곡가들의 최신 작품과 세계적인 솔리스트 연주단체들을 소개해왔다. 류 작곡가는 2009~2010년, 2013년부터 올해까지 예술감독을 맡았다.

류 작곡가는 “다른 관계자를 통해 문체부가 이 공연을 지원에서 제외하라는 ‘오더’를 내렸다는 말도 들었다”며 “제가 정부와 친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류 작곡가는 SNS 등을 통해 현 정부의 정책을 자주 비판해왔고, 지난해 11월 ‘현을 위한 신포니에타’ 발표 때 한 인터뷰에서는 “세월호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그냥 파묻어 두고 지나가려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시대고, 남한과 북한 모두 전체주의의 시대라 헤쳐나갈 용기를 갖기 위해 작곡했다”고 밝힌 적도 있다.

논란이 일자 예술위는 예산이 줄어 서울국제음악제가 사업 선정 대상에서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정철 예술위 공연지원부장은 “192개 신청작 중 1차에서 46개를 선정했고 이 중 서울국제음악제가 포함됐다”면서 “예산이 지난해 19억8,500만원에서 올해 17억8,500만원으로 삭감돼 낮은 등수부터 탈락시켰는데 탈락된 7개 사업 중에 서울국제음악제가 포함됐다. 각 분야 심사위원은 2명이지만 4개 분야 심사위원이 통합심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 작곡가가 한국일보에 공개한 전화 녹취록에는 지원사업 관계자가 “2차(심사)에 가보니까 다 정해놓고 우리한테 사인하는 거. 벌써 누구한테 준다 안 준다 정해져 있어 항의했다” “(음악 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거의 다 그렇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예술위의 해명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예술위 지원사업에는 음악 분야 10개 작품이 선정됐는데, 강남오페라단의 ‘2016 국제청소년 창의진로음악축제’(2,000만원), 사단법인 고양방송예술인협회의 ‘제1회 K컬처 전국청소년공연예술페스티벌’(5,000만원), 호반윈드 오케스트라의 ‘물과 소리의 축제 호반 관악 EXPO 음악제’(3,000만원) 등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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