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 광수대 조사결과
고교 친구인 브로커와 공모 혐의
‘뒷돈’ 수 백만원 받아 챙겨
조 의장 혐의 사실 대부분 부인
조영표(54) 광주시의회 의장이 자신의 친구와 함께 사립학교 교사 채용 사기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조 의장은 또 자신의 지역구 자치단체가 발주한 의료기기 납품 및 가로등 개ㆍ보수 공사와 관련해 특정 업체를 밀어주도록 담당 공무원에게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교사 채용을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사기) 등으로 조 의장과 조 의장의 고교 동창인 사기 브로커 이모(54)씨, 광주A중 이모(55) 교감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의장 등은 2009년 10월 2012년 1월까지 광주 남구 모 사립학교 채용을 대가로 K(40)씨 등 7명으로부터 1인당 8,000만~1억 원씩 모두 6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의장은 이씨의 부탁을 받고 의정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사립학교 이사장 등에게 교사 채용을 청탁했고, 이 과정에서 이씨가 수수료 명목으로 피해자 3명으로부터 받은 2억8,000만원 가운데 수백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조 의장은 동창인 이씨가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대신 갚아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차용증까지 써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013~2014년 조 의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광주 남구가 발주한 의료기기 납품과 가로등 개ㆍ보수 공사 수주를 도와주겠다며 업자로부터 7,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 의장은 이 과정에서 구청과 남구보건소에 특별교부금을 내려주고 의료기기 납품과 공사 수주를 도와달라며 담당 공무원에게 수 차례 전화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조 의장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채용 사기 범행 가담 및 금품 수수 등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경찰은 조만간 조 의장 등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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