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 쿠바의 국부이자 2008년 정치일선에서 은퇴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 직후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는 칼럼을 쿠바공산당 공식신문 그란마에 기고했다. 88년 만에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데 대한 카스트로 전 의장의 첫 반응이다.
카스트로는 ‘오바마 형제’라는 제목을 단 기고문에서 반세기에 걸친 냉전 대립을 잊고 용서하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그의 말을 들으면 누구나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카스트로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반정부 정치활동가들을 만나고 민주주의의 확산을 주장한 것이 “내정 간섭”이라고 지적하며 “쿠바 정치를 쉬이 이론화하려 하지 말고 깊게 생각하길 정중히 제안한다”고 밝혔다.
카스트로는 “제국(미국)의 선물은 필요없다”며 쿠바와 미국의 경제협력이 논의된 것에도 불편함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를 위한 음식과 물자를 우리의 노동력과 지성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 나라의 고귀하고 이타적인 사람들이 그들의 영광과 권리를 포기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간의 쿠바 방문 동안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이자 후계자인 라울 카스트로 현 국가평의회 의장과 면담했지만 피델 카스트로와는 만나지 않았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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