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다서 건져 올린 ‘어뢰 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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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다서 건져 올린 ‘어뢰 로또’

입력
2016.03.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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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주인 해수욕장 청소하다 발견

8억짜리 보상금이 고작 500만원

소송 끝에 3272만원 지급 판결

지난달 한미 연합훈련에서 처음 선보인 김좌진함의 시험용 어뢰가 2014년 8월 어뢰발사 시험 도중 유실됐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경남 거제시 앞바다에서 사라진 어뢰는 한 달 뒤 경북 영덕군에서 발견됐다. 계속 표류했다면 자칫 북한으로 흘러가 군사기밀이 유출될 뻔했지만 더 북쪽으로 떠내려가기 전에 민간인에게 발견됐다.

28일 법원 등에 따르면 영덕군 장사해수욕장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박모(55)씨는 2014년 9월 폐장한 해수욕장 일대를 청소하던 중 멀리 바다 수면 위로 떠오른 노란색 물체를 발견했다. 박씨는 1인승 플라스틱 카약을 타고 400m 정도 노를 저어 나아갔다. 그가 발견한 것은 대우조선해양이 해군 군수사령부로부터 무상으로 빌려 김좌진함 시험훈련에 사용하다 분실한 어뢰였다. 박씨는 800㎏을 훌쩍 넘는 어뢰를 혼자서 해변까지 밀고 왔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부대가 크레인을 동원해 어뢰를 수거했다.

한국일보

얼마 뒤 대우조선해양은 보상금 명목으로 박씨에게 현금 500만원과 중고TV 5대, 중고 에어컨 5대를 지급했다. 하지만 어뢰는 8억2,000만원 상당이었고, 대우조선해양은 해군 군수사령부에 분실 보상금으로 8억원 정도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상태였다. 대우조선해양은 박씨가 어뢰를 발견하기 앞서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거제도 인근 바다를 샅샅이 수색했었다.

보상금액이 터무니 없이 적다고 생각한 박씨는 물건가액의 5~20%를 보상금으로 주도록 규정한 유실물법에 따라 “어뢰 원가의 20%인 1억5,800만원을 달라”며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은 박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다만 보상금의 기준이 되는 어뢰의 값어치를 원가의 40%(3억2,720여만원)로 산정해 박씨에게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반인이 어뢰를 주워도 활용할 수 없고 박씨가 발견한 시험용 어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음성탄이라 하자가 있는 데다 한 달간 바다에 표류하며 손상됐다는 이유였다. 대구지법 영덕지원 민사부(부장 박만호)는 “물건을 되찾게 된 사람이 유실물 회수로 면하게 된 손해를 기준으로 보상액을 결정해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은 어뢰가액의 10%인 3,272만원을 보상하되 이미 지급한 500만원을 뺀 2,772만원을 박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지연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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